안철수의 정계 복귀를 환영하며...

고하승 / 기사승인 : 2020-01-02 15: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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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다당제의 씨앗을 뿌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년여 간의 해외체류를 마무리하고 국내 정계로 복귀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패권 양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의 향후 행보를 정말 기대해도 되는 것인지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안 전 대표가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준비 중인 유승민 의원처럼 중도·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한 ‘반문 연대’ 성사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탓이다.


실제로 <문화일보>는 2일 안철수 측근의 말을 빌려 “유승민 의원이 추진 중인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는가 하면,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안 전 대표의 복귀는 (중도·보수 진영) 빅텐트 연대를 구성하는 데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새보수당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의 귀국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밝힌 것도 그런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즉 새보수당 창당을 준비 중인 유승민 의원처럼 안 전 대표 역시 한국당과 연대를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심지어 KBS는 “안 전 대표의 복귀는 보수통합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안 전 대표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폭넓은 통합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안 전 대표가 단순히 한국당과 연대 차원을 넘어 통합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중도로의 확장이 절실한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 심판'을 앞세워 안 전 의원을 향한 구애를 이어갈 것”이라며 “한국당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보수 빅텐트'에 참여할지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계 의원들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정말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접촉사실을 굳이 감추려 들지 않았고, 보수통합론 자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안 전 대표의 의사에 따라서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이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진보세력에 위장 취업을 했다가 실패하니까 (보수로)돌아갔다”며 “이분의 기회포착 능력은 최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리더십 평가를 받고, 통합도 안 되기 때문에 '이때는 내가 나서야겠다' 하고 들어오는 거다. 냄새를 맡은 거”라고 꼬집은 것은 이런 연유다.


하지만 필자는 안 전 대표가 결코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안 전 대표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김도식 전 비서실장 역시 1월 5일 창당 예정인 ‘새로운보수당’에는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는가하면, "탄핵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한국당과 함께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언론이 새보수당 합류 가능성이나 한국당과의 통합 혹은 연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흘리는 까닭은 무엇인가.


소위 안철수 측근이라는 자들의 잘못된 태도 탓이다. 자칭 안철수 측근이라는 자들은 바른미래당을 장악한 후에 한국당에 통째로 넘기려는 유승민 일파와 결탁해 손학규 대표를 몰아내려고 했었다. 그로인해 안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에 들어가기 위해 배후에서 그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소문이 여의도에 파다했었다. 지금도 많은 정치부 기자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따라서 안 전 대표는 그들을 단호하게 꾸짖고, 그래도 개과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복귀 선언과 관련해 "적극 환영한다"며"안철수 전 대표의 건승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 선언을 "새해 첫날 아침의 밝은 햇살 같이 반가운 소식"으로 비유하면서 이같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그는 "나는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안 대표 측에 전한 것처럼, 안 대표가 원하는 것을 모두 받아들이고 그가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손 대표는 그 약속을 지킬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안착 할 수 있도록, 그가 원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제3지대 정당을 위축시키는 잘못된 방향만 아니라면, 기꺼이 내어 줄 것이다.


다만, 손학규 대표가 "한국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며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그에 대한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이른바 십상시라 불리는 기존의 측근들을 멀리하고, 청년과 젊은 전문가 집단 등 미래 세력과 함께 정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한국당과의 연대나 ‘반문연대’라는 미명 아래 새보수당 같은 세력들과 손을 잡지 않을 것이란 선언도 필요하다. 손 대표와 당 지도부에게 무엇을 요구하기 이전에 그런 믿음을 심어 주는 게 우선이다.

 

특히 유승민 일파의 쿠데타에 자칭 안철수 계라는 자들이 합류했음에도 그를 저지하지 않고 뒷짐지고 관망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손학규 대표와 바른미래당 당원들에게 사죄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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