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석 도둑질 위한 ‘공범’ 모집하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3-16 15: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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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녹색당, 미래당, 기본소득당, 가정환경당, 소상공인당 등에 사실상 자신들이 주도하는 비례연합 위성정당 참여를 공식 요청했다.


그 모양이 마치 비례의석을 도둑질하기 위해 같이 범죄에 가담할 ‘공범 모집’에 나선 것처럼 보여 씁쓸하기 그지없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비례 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하더니 어제는 공범을 모집하고, 데드라인을 제시하는 모양새가 가관"이라며, "의원 꿔주기도 할 거라니 낡은 정치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한 것은 이런 연유다.


실제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급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직접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요청했다고 한다.


현재 비례연합정당은 현역의원이 없어 투표용지에서 상위순번을 받을 수 없는 상태인데다가 총선 선거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의원들이 비례연합정당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는 명백한 ‘현역 의원 꿔주기’이자 ‘불법파견’으로 미래한국당의 ‘꼼수’를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에 대해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파견이란 말은 적절치 않고, 정당을 옮기더라도 자발적으로 옮기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피식’ 웃음부터 터져 나왔다.


앞서 미래통합당도 미래한국당을 만들면서 공천에서 컷오프됐거나 불출마한 의원 등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당적 이동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의원 꿔주기’를 ‘의석을 도둑질하기 위한 파견“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그런 구태를 그림자처럼 따라하고 있으니 얼마나 웃기는 노릇인가.


특히 ‘비례연합정당’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민주당 2중대’를 양성하는 정당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비례연합 위성정당이 내세울 공동의 정책과 공약을 ‘현 정부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한정 지었을 뿐만 아니라, 위성정당에 참여할 정당을 민주당이 선별하고 있다.


이러니 민주당과 소수정당의 협상이 본격화될수록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다르지 않은 ‘비례민주당’의 모습이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그런 의미에서 비례연합 정당은 아예 대놓고 도둑질하겠다는 미래한국당 보다도 더 나쁜 ‘사기’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더구나 민주당은 당초 비례 7석 보장받는 대신 자당의 비례후보를 후순위에 배치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비례연합 위성정당 참여가 전당원 투표로 결정된 후부터는 비례순번에 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후순위가 아니라 앞 순위로 당겨질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미 윤호중 사무총장은 전날 간담회에서 7석, 후순위 정도의 기존 원칙을 밝히면서도 비례 순번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민주당 출신 비례후보자들의 비례명부 배정 순번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라 특정 순번을 정해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비례 순번을 앞 순위로 당기든 후순위로 배치하든 엿장수 마음이라는 것이다. 


소수정당을 위한 연동형비례대표제 의석을 민주당 마음대로 배분하겠다는 뜻이나 다를 바 없어 씁쓸하기 그지없다.


이해찬 대표는 ‘미래통합당의 반칙을 응징하겠다’고 하는데 민주당이 스스로 그런 반칙을 시도하고 있으니 가히 ‘내로남불’의 극치라 할만하다. 이러고도 총선 승리를 바란다면 그건 욕심이다. 물론 연합정당 참여로 개정된 선거법 체제에서 비례대표 의석은 더 얻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지역구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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