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 관리법’ 제정으로 탐정업에 면사포 씌워주는 일 긴요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12-10 1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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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업 가능하다는 해석만으로는 안되고, 가능함을 명시한 법률 뒤따라야 안착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결혼식 때에 신부가 머리에 써서 뒤로 늘이는 흰 사(紗)로 만든 장식품을 면사포(面紗布)라 한다. 고래의 전통에서는 ‘면사포를 썼다’는 자체로 결혼이 성사된 것으로 여기기도 할 정도로 면사포가 지니는 의미는 실로 적지 않다. 이로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신부는 면사포를 써 볼 기회를 갖지 못한 것에 평생 여한(餘恨)을 지니기도 한다.

이렇듯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는 과정에서도 ‘그 존재나 역할 등에 문제될 것이 없는 것’임에도 ‘면사포 한번 써보지 못한 신부처럼’ 늘 찜찜함을 지니거나 주변 사람(고객)들에게까지 부자연스러움이나 얘깃거리를 남긴 채 첫발을 내딛어야 하는 직업이 있으니 그 직업이 바로 오늘날 ‘탐정(업)’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법률 제정이나 현행법(신용정보법) 개정 없이도, 지금 당장이라도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무는 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어 있음에도 ‘탐정업 인정’이라는 명시적 법문이 없다는 점에서 탐정(업)의 직업화와 고객들의 활용이 주춤주춤 매우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음은 ‘면사포(탐정업 관리법)없이는 결혼식(영업도 의뢰도) 할 수 없다’는 류(類)의 경직된 비생산적 사고(思考)에 기인한 현상으로 보인다.

예컨대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판시(헌재2016헌마473,2018.6.28.선고)에 이어 경찰청과 신용정보법 소관청인 금융위원회의 행정해석 등으로 ‘사생활조사와 무관한 탐정업무는 신용정보법이 금지할 영역이 아니며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금지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명료히 가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탐정업을 인정한다거나 관리할 실정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창업 등 그 역할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탐정업 관리법’ 제정은 탐정업과의 인연 맺기(창업 등)에 있어 면사포로서의 기능을 할 것임에 달리 말하는 사람은 없다.

현시점에서 우리 사회(정부)가 할 일은 관리법이 부재한 상태에서 저만치 먼저 출발한 탐정업을 보편적으로 관리할 ‘(가칭)탐정업 관리법(일명 탐정법)’을 제정하는 후속조치를 통해 탐정업의 서비스 품질 향상과 산업화를 도모하는 일이라 하겠다(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는 현재 전국적으로 6.000여 탐정업소에 8.000여명이 탐정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산). 한편 치안력 보완과 일자리 창출 등 국민편익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공인탐정제 도입 방안’도 그간의 판례와 주무부처의 행정해석, 현재의 탐정업 실태 등 법제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탐정업 관리법 제정(탐정업 보편적 관리제)’으로 그 본래의 취지나 목적이 충분히 대체(代替)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공인탐정법’이라는 명칭을 고집하거나 이를 법전에 올리려는 발상은 우스갯거리일 수 있음을 거듭 말해 두고자 한다. 이유인 즉 ‘탐정(探偵)’이란 명칭은 영어 ‘Private Investigator(PI)’를 일본에서 자신들의 풍토에 맞게 한자로 번안한 것으로, 탐문 등 민간조사업을 주로 하는 일본 직업인에 대해 붙여진 호칭이다. 하지만 ‘탐정’이란 용어를 만든 그들마저 ‘탐정(업)은 활동 패턴에 통일성이 없는 존재’로 평가,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통해 ‘적정화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은가!

그러한 ‘탐정’ 호칭에 우리 한국이 ‘공인(公認)’이라는 월계관을 씌워 대한민국의 법전에 올리려 한다면 그야말로 ‘망신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 탐정업을 꼭 공인제로 해야 할 사정 변경이 생긴다면 ‘공인탐정법(공인탐정)’이라는 명칭부터 생활친화적인 우리의 언어로 바꾸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한국탐정학술지도사협회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20년(1999,경감,행정사),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민간조사제도의 실제,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 외/치안·국민안전·탐정제도 등 관련 40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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