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 법제화 관련 ‘공인탐정법’이라는 명칭의 의미 제대로 알고 논해야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8-13 1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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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권의 지도·감독 받고 납세의무 지면 모두 공인탐정, 세계 어디에도 ‘공인탐정법’ 없어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세계적으로 ‘탐정업 업무 관리법에 의한 사설탐정’이건, ‘조례나 규칙 등으로 정한 탐정’이건 행정권의 지도·감독을 받고 납세 의무를 지면 그 어떤 모델의 탐정이건 ‘(광의의) 공인탐정’으로 불린다. 즉 그런 류의 탐정은 ‘불법 탐정’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함에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반드시 공인탐정법이라는 이름을 지닌 법률에 따라 태어나야만 공인탐정’이 되는 것으로 여기거나 그렇게 하자는 ‘고정관념에 편착(偏窄)’된 견해가 적지 않아 안타깝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탐정(업)은 주(州)법 또는 조례나 규칙 등에 근거를 두고 있어 그 근거 법령 이름이 주마다 상이하며, 영국의 경우 ‘Private Security Industry Act 2001’이라는 법령으로 탐정(업)을 규율하고 있고, 프랑스의 경우 ‘Loi No.83-629 de 12 juilet 1983 Article 20’이라는 법규로 탐정(업)을 허용하고 있으며, 호주도 ‘국가자격제도운영지침(AQF)’으로 탐정(업)을 법제화 하고 있다. 여기에서 보듯 이들 국가에서는 다양한 명칭의 법령으로 탐정을 선발 또는 인정(認定) 하고 있으나 ‘공인탐정법’이라는 표현방식의 (협의의)법명은 찾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들 나라의 탐정(업)은 공히 ‘행정권의 지도·감독을 받고 납세 의무를 진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그들의 탐정 관련 법령을 편의상(개념상) ‘공인탐정법’이라 부르고(불러 주고) 있다.

이러하듯 현재 보편적 직업(자유업) 상태인 한국의 탐정(업)도 어떤 형태의 규율법 적용을 받던 ‘행정권의 지도·감독을 받고 납세 의무를 진다’면 당연히 공인 상태의 탐정업(광의의 공인탐정업)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인탐정법’이 제정되어야만 ‘탐정이 공인되는 것’이고, ‘탐정업 업무 관리법’이 제정되면 ‘탐정이 공인된 상태라 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시각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사전적으로 보더라도 국가나 공공 단체 또는 사회단체 등이 어느 행위에 대하여 인정하면 그것을 ‘공인(公認)’이라 하지 않는가. 선발된 몇몇 탐정만이 공인탐정이라는 발상은 불완전한 개념이자 비현실적인 논리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탐정(업) 법제화도 굳이 ‘공인탐정법’이라는 이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지난 17대 국회(2005년)부터 8명의 의원이 11건의 ‘공인탐정법(공인탐정)’ 제정을 추진해 왔으나 대한변호사협회 등 각계로부터 “탐정업을 ‘공인’한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지적과 반발이 거세게 대두 되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탐정업을 새롭게 창설하는 개념의 공인탐정법’ 제정보다 ‘이미 보편화된 탐정업을 모두 등록하게 하고 이를 적정하게 관리’하는 보편적 관리제 법률(‘탐정업 업무 관리법’)을 제정함이 합당해 보인다. 즉 ‘탐정업 업무 관리법(일명 탐정법)’ 제정을 통한 탐정업 공인화가 훨씬 바람직해 보인다는 애기다.

특히 우리 사회가 ‘공인탐정법(공인탐정)’이라는 명칭에 과도하게 함몰되면 자칫 우스갯거리가 될 수 있음을 말해 두고 싶다. 이유인 즉 ‘탐정(探偵)’이란 명칭은 영어 ‘Private Investigator(PI)’를 일본에서 자신들의 풍토에 맞게 한자로 번안하여 자국의 민간조사원(민간조사업)에 대해 붙인 호칭이다. 하지만 ‘탐정’이란 용어를 만든 그들마저 ‘탐정(업)은 활동 패턴에 통일성이 없는 존재’로 여겨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탐정(업)을 ‘적정화의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한 ‘탐정’ 호칭앞에 우리 한국이 생뚱맞게 ‘공인(公認)’이라는 월계관을 씌워 대한민국의 법전에 올리려 한다면 그야말로 ‘망신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 탐정업을 꼭 공인제로 해야 할 사정 변경이 생긴다면 ‘공인탐정법(공인탐정)’이라는 명칭부터 생활친화적인 우리의 언어로 바꾸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때(2017년 5월) 공약한 ‘공인탐정제 도입’ 방안은 ‘반드시 공인탐정법을 제정하겠다’는 약속이라기보다 치안력 보완과 일자리 창출 등 국민편익을 위해 탐정업을 직업화 및 법제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되는 바,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및 경찰청 등 정부나 국회는 17대국회부터 외면 받아온 ‘공인탐정제’ 논의를 재소환 하는 일보다 이미(2018년 6월이후) ‘보편화되기 시작한 탐정업’의 직업화를 내실있게 촉진하고 규율할 ‘(가칭)탐정업 업무 관리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는 일이 순리이자 정도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중앙선관위정당정책토론회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外/탐정제도·치안·국민안전 등 45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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