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신당과 새보수당의 실패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1-15 16: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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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대안신당과 새로운보수당은 사실상 실패했다.


여의도 정가에선 두 정당이 이번 4.15 총선에서 몇 석을 거두느냐 하는 것보다, 두 정당 가운데 과연 어느 정당이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단 시일 내에 소멸된 정당’으로 역사에 남느냐 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질 정도다.


지난 12일 창당한 대안신당은 15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 상대로 ‘호남소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창당한지 고작 3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실제로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무소속의 호남 의원들께 간곡히 호소한다.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맞선 '호남 소통합'논의를 당장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사실상 호남당을 만들자는 제안인 셈이다.


최 대표는 "설 연휴 전에 제3세력 통합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선물하자"며 "대안신당은 이미 유성엽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어떤 형식이든 설 연휴 이전 라운드테이블을 갖자"고 거듭 조속한 회동을 촉구했다. 


얼마나 황당한 모습인가.


대안신당에 참여한 8명의 의원들은 모두가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민주평화당 소속이었다.


그들은 지난해 8월 평화당에서 정동영 대표 체제에 반기를 들고 집단 탈당했으며, 그로부터 5개월 뒤인 지난 12일 창당대회까지 열었다. 사람으로 치자면 평화당과 이혼한 뒤 완전히 딴 살림을 차린 셈이다. 그런데 이혼(탈당) 후 불과 5개월 만에, 그것도 딴살림(창당)을 차린 지 고작 3일 만에 다시 합쳐서 살자고 제안하는 셈이다.


이 보다 웃기는 정치 코미디가 또 어디 있을까 싶다. 그럴 거면 당초 왜 평화당에서 나온 것인가.


결과적으로 탈당과 창당은 통합과정에서 자신들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하는 셈이 되고 말았다. 


더구나 얼마나 한심했으면 더불어민주당에서 대안신당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호남팔이’로 규정하는 발언까지 나왔겠는가.


실제로 민주당 이형석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안신당이 출범과 동시에 '제3세력 통합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는데, 4년 전처럼 호남을 볼모로 한 호남팔이 총선용 정당으로 기억되지 않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아무리 다급하다고 해도 대안신당의 이런 움직임은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당연히 국민의 지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새보수당은 더욱 한심하다.


창당한지 불과 9일 만에 그것도 당의 실질적 리더인 유승민 의원이 “통합하려고 창당 한 것 아니다”라고 큰소리친 지 고작 2시간 만에 자유한국당과 통합논의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들이 바른미래당에서 주구장창 ‘손학규 퇴진’만을 주장했던 이유가 당권장악 후 자신들의 몸값을 올려 한국당에 들어가려던 것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그 8명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친유승민파와 비유승민파가 반복하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새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 정병국 의원은 같은 당 보수재건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을 향해 "이 사람은 이래서 제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제치다보니 주변에 사람이 없게 된다"고 작심하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정 의원은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는 상대방이 나하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끔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대체 정 의원은 왜 유 의원을 향해 쓴 소리를 퍼부은 것일까?


정 의원은 박형준 동아대 교수의 혁통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유승민 의원이 ‘왜 논의도 없이 박형준 교수를 혁통위원장으로 앉혔냐’고 하기에 '보수재건 3원칙만 수용하면 아무런 조건이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되 물었더니, 아무 말도 못 하더라”며 “(유 의원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고, 누구랑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결국 보수통합에 속도를 내려는 정 의원과 어떤 새로운 ‘조건’을 내세우려는 유 의원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고작 8명에 불과한 의석을 지닌 새보수당이 100명이 넘는 의원을 거느린 큰집에 보따리 싸고 들어가면서 이런저런 조건을 내세우는 것도 우습지만, 아무리 다급하다고 해도 ‘묻지 마’ 통합을 추진하는 쪽 역시 우스운 모양새다.


다시는 대한민국 정당사에 이런 식의 지분 챙기기 통합용 정당이 탄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정당은 대안신당과 새보수당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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