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인·잠적자·실종자 찾기’ 전문으로 하는 탐정업 ‘일거리 걱정’ 없을 듯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5-07 16:42:2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탐문’을 수단으로 하는 ‘사람찾기’ 사실상 탐정(업)의 으뜸 업무로 자리잡게 될 듯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일반적으로 ‘가출인’이란 스스로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간 사람을 말하며, ‘잠적자’란 종적을 아주 숨긴 사람을 말하고, ‘실종자’란 스스로 집을 나간 가출인이나 잠적자를 제외한 사람 중 거소나 생사가 불명한 사람을 말한다(협의의 실종자). 이러한 ‘가출인이나 잠적자·실종자’ 등은 대개 어떤 불화나 분쟁에 휩싸여 있거나 특정 사건·사고 등에 직·간접으로 연루되어 있는 등 가정적으로나 치안 그리고 사법 절차상 그 소재나 생사 파악이 긴요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양태의 ‘수많은 가출인과 잠적자 등’을 찾는 일에 공권력만으로는 인적·기술적·시간적 한계가 있음을 일찍 깨달은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탐정(업)을 ‘사람찾기’에 보완적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지 오래다(‘사람찾기’를 탐정업의 포괄적 업무로 긍정). 즉 공권력을 행사하는 공적 기관은 물론 특정 문제해결을 갈망하는 피해자 등이 탐정(업)사무소에 ‘가출인·잠적자 등’의 소재 파악을 요청하면 탐정은 그들의 소재를 분석하거나 파악하여 의뢰자나 경찰 등 사법기관에 알림으로써 사회적 불안 요인이 크게 제거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탐정업이 치안에 협력하는 대표적이 케이스(case)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람찾기’와 관련하여 2005년 제정된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실종아동 등(실종 당시 18세 미만 아동과 장애인 복지법의 장애인 중 지적장애인, 자폐성 장애인 또는 정신장애인과 치매관리법의 치매환자)’에 대해서는 누구나 추적 등 소재나 생사 파악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성인(18세 이상) 가출인이나 잠적자 등 실종자 찾기’에 탐정 등 민간이 개입할 근거는 우리 법전 어디에도 없다. 이를 위반하면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특정인의 소재파악 금지(제40조4호)‘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수하게 되어 있을 뿐이다(범죄수사규칙과 지명수배규칙에 따른 지명수배자 소재파악은 민간의 개입 가능).

이렇듯 우리나라에서는 탐정(업)이 ‘18세이상의 사람찾기’에 기여할 여지가 꽉 막혀 있었다(‘실종아동 등’ 찾기만 가능). 간혹 역량이 뛰어난 일부의 탐정업(민간조사업) 종사자들이 법규에 얽매이지 않고 사안을 조리(條理)의 정신에 비추어 이익형량(利益衡量)하여 가출인의 소재를 소신껏 파악하여 가족에게 알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가출인 본인과 보호자, 관계자 등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는 미담 사례도 적지않으나, 이에는 자칫 가출인의 반발 등 법률적 문제가 따를 소지가 있어 일반적으로 권장할 만한 방도는 아니였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2020년 2월4일 국회정무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금융산업 선진화 추진 방안(선택과 집중)의 일환으로 신용정보법에서의 ‘특정인 소재파악 금지’ 조항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지 않고 ‘신용정보업무와 관련된 일을 하는 일부(신용정보회사 등)’에만 적용키로 법을 개정했다(2020년 8월5일 시행). 이로 ‘사람찾기를 탐정업의 업무로 정한다’는 등의 법문이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탐정 등은)특정인의 소재를 파악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법문이 사라짐으로써 탐정업의 사람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게 된 셈이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이나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내의 ‘탐문’을 주수단으로 하는 ‘사람찾기’는 사실상 탐정(업)의 주력 업무로 자리잡게 될 공산(公算)이 크다.

여기에서 ‘사람찾기의 중요성과 그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를 시사하는 국내 통계 하나를 소개해 본다. 2015년~2019년 2월까지 실종 신고된 후 사망에 이르러 발견된 사람 중에는 ‘성인가출인(18세이상)’이 4737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치매환자 345명, 지적장애인 138명, 실종아동 72명 순이였다(경찰청 자료). 또한 같은 기간에 실종 신고가 됐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사람(4614명) 가운데에도 ‘성인가출인’이 4380명으로 지적장애인 116명, 실종아동 94명, 치매환자 24명 등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18세이상의 성인가출인을 중심으로 간추려본 수치 일뿐 잠적자나 기타 실종자를 포함하면 놀라운 숫자일 수 밖에 없다. 이를 보면 대한민국의 탐정(업)이 풀어야 할 과제와 지향할 바가 어디에 있는지 가늠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20년(1999,경감),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탐정업·탐정법,공인탐정·공인탐정법,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外/탐정제도·치안·국민안전 등 450여편의 칼럼이 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