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결단?...겁먹은 개가 짖는 법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09-25 16: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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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안철수·유승민 신당’ 창당론이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정말 뜬금없다. 각 언론사의 정치부 기자들도 그게 실현불가능 한 일이라는 걸 안다. 


적어도 정치부 기자쯤 되면 ‘안-유 신당론’은 바른미래당 내 반(反)손학규 진영이 의도적으로 흘리는 언론플레이라는 걸 모를 리 없다. 결과적으로 현재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안철수·유승민 신당’ 창당론은 흥밋거리에 불과한 것으로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 대체 왜, 유승민 의원 등 반(反)손학규 진영은 마치 탈당이나 자유한국당에 복당이라도 할 것처럼 ‘중대결심’론을 언론에 흘리는 것일까?


그것이 수세에 몰린 그들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전략’이기 때문이다.


겁먹은 개가 짖는 법이다. 사람들이 짖는 개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그 개가 겁 많은 개라는 걸 잘 알고 있는 탓이다. 바른미래당 내 반손파(반 손학규파) 15명이 전날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중대결단을 내리겠다'고 성명서를 낸 것에 대해 손학규 대표가 오늘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한 것은 그런 연유다.


사실 그들이 ‘중대결단’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지만, 그들이 실제 행동에 돌입할 수 있는 선택지는 별로 없다.


우선 당장 옛 새누리당 출신인 유승민 의원의 쿠데타에 합류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비례대표들뿐이어서 탈당할 수가 없다. 탈당하는 순간 금배지를 내려놓아야하기 때문이다. 금배지에 대한 미련 때문에 쿠데타에 합류한 사람들이 금배지를 떼고 탈당할 가능성은 0%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한마디로 ‘안-유 신당’은 실현불가능한 상상속의 소설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결국 신당 창당을 하더라도 안철수계가 참여하지 않는 사실상의 ‘유승민 독자신당’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그것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창당하려면 돈과 조직이 필수 조건인데, 아무도 그 문제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유 대표 역시 이런 문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신당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무작정 자유한국당에 ‘백기’들고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애초에는 옛 새누리당 출신 인사가 많은 만큼, 탈당을 택할시 한국당에 복당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국당 복당 길은 가시밭으로 변했다.


황교안 대표가 비록 유승민 의원 등에 대해 '개별입당'이라는 문호를 열어놓고 있지만 과거 복당파 의원들을 무조건 우대했던 홍준표 대표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조성된 탓이다. 


실제로 한국당의 복당심사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설사 복당한다고 해도 탈당 이력에 대한 불이익 등으로 공천의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조국 정국’에도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보수통합 움직임이 이어지지 않는 건 바로 한국당의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사실 현재 한국당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유승민 의원 단 한 사람뿐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곁가지로 아예 관심이 없다. 


실제로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 당에서는 그나마 유승민 의원 정도가 관심 대상일 뿐 다른 의원들의 경우 별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며 “유 의원도 대구출마를 고집하면 받아줄 상황이 아니다. 복당하더라도 서울 강북 출마가 전제조건으로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도 같은 뜻을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반손파는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유승민계는 ‘자한당 복당 희망파’와 ‘독자 신당 창당파’로 나뉘어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으며, 안철수계는 그저 손 대표와 유 의원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양상이다.


어쩌다 이런 딱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일까?


자업자득이다. 당권찬탈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진즉 손학규 대표의 독자노선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바른미래당도 살고 자신들도 살 수 있었을 텐데, 당권 욕에 눈이 멀어 모든 걸 그르치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실현 불가능한 ‘안철수·유승민 신당’ 창당이라는 헛소리를 늘어놓거나 ‘중대결단 한다’고 엄포를 놓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 단지 ‘겁먹은 개의 짖는 소리’에 불과할 뿐이라는 게 드러난 마당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손학규 대표의 뜻을 따르고 그에 협력하면서 내년 총선을 차분하게 준비하기 바란다. 그게 유일한 살 길이고, 나아가 바른미래당과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한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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