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 법제화 ‘이것’에 대한 ‘올바른 이해’ 전제돼야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1-11 09: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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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제(探偵制) 관련 유사용어의 개념 ‘오용과 혼돈’ 심각 ‘법제화 저해 요인 돼’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K탐정단 단장)

‘탐정(업)’이란 일반적으로 ‘문제의 해결이나 조사의 바탕이 되는 유의미한 정보나 단서·증거 등 자료를 합당하게 획득·제공하는 사람(일)’을 말한다. 즉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특정 자료를 수집·취합·제공하는 사람이나 그 업을 탐정(업)이라 한다.

한국형 탐정업은 ‘개별법과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무는 누구나 당장이라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2018.6.28)를 시발(始發)로 경찰청도 ‘타법과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은 사실상 가벌성이 없음’을 감안하여 ‘탐정업 그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다’는 행정해석을 내놓았다(2019.6.17). 여기에 신용정보법 개정(2020.2.4, 탐정호칭사용금지대상 축소 및 특정)으로 동법 제15조에서 정한 ‘신용정보회사 등’이 아닌 일반인은 누구나 ‘탐정호칭사용’이 가능해짐으로써 탐정업에 물꼬가 트였다.

이러한 일련의 법제 환경의 변화로 탐정(업)의 직업화는 일단(一旦) 가능해졌으나, 탐정(업)을 허용한다는 법문은 아직 어디에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즉 ‘직업화는 가능해졌으나 법제화를 이루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탐정(업)이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직업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법제화’가 긴요하다는 데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 역사상 처음 맞이하게 될 탐정(업) 법제화를 ‘관련 학술이나 법리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설득 없이 추진하게 되면 반격과 혼란을 자초하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지난 17년동안 탐정법(안)이 표류해 온데에는 ’국민적 공감대 부족’도 큰 한몫을 했다. 이에 필자는 탐정제(探偵制)와 관련 대중과 각계에 잘못 알려져 있거나 그릇되게 이해되고 있는 몇 가지를 지적해 두고자 한다.


첫째, ‘공인탐정’과 반대되는 개념이 ‘사설탐정’이다(?), ‘공인탐정제’가 도입되면 ‘사설탐정은 불법’이 된다(?)

대개 ‘공인탐정’의 반대 개념이 ‘사설(사립)탐정’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공인탐정’에 반대되는 개념은 ‘비공인 탐정(음성적 탐정)’이고 ‘사설탐정’의 반대어는 ‘공설(公設, 公立)탐정’이다. 즉, 탐정(업)은 ‘운영 주체에 따라’ 사설 또는 공설로 나뉘고, ‘공인 여부’에 따라 공인 또는 비공인으로 구분된다.

그럼 사설탐정과 반대되는 공설(공립)탐정은 어떤 탐정인가? 공설탐정이란 공적기관에서 설립·운영하는 탐정을 말한다. 즉 1748년 런던 보스트리트의 치안판사로 임명된 H.필딩(1707~54) 법관이 조직한 "보스트리트러너" 라는 지방자치단체 소속하의 탐정단이나, 경찰의 ‘형사’ ‘정보관’ 등이 수행하는 기능 일부가 ‘탐정학술 측면’에서 볼 때 대표적인 공설탐정에 해당한다 하겠다. 하지만 오늘날 ‘공설탐정’은 개념상으로만 구분되고 있을 뿐 실제 호칭되고 있지는 않다. 현재 지구상 어디에도 ‘공설탐정’이라는 명찰을 단 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위에서 언급된 공설탐정에 해당하지 않는 현재의 지구상 모든 탐정은 예외 없이 사설탐정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즉, 공인된 탐정이건, 비공인 탐정이건, 기업형이건, 나홀로형이건, 미국 탐정이건·일본 탐정이건, ‘민간에 의해 운영되면’ 그것은 모두 ‘사설(사립)탐정’으로 불리게 된다. 탐정은 당연히 사설탐정인 만큼 탐정이라는 호칭 앞에 ‘사설’이라는 수식어조차 붙일 필요가 없다.

함에도 정·관·학·언·업계의 적잖은 사람들은 아직 ‘공인탐정과 반대되는 개념이 사설탐정인 것으로 혼동’하고 있음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심지어 사설탐정과 공인탐정이 반대의 개념인양 확신한 듯 ‘공인탐정 생기면 사설탐정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는 요지의 기사나 인터뷰까지 나돌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얼핏보기엔 맞는 말 갖지만 황당한 표현이다. ‘탐정관리법 제정으로 사설탐정 관리하자’고 써야 옳은 보도 아니겠는가?

일부의 사람들은 ‘사설(私設)과 사립(私立)’에 관하여 사전적 해석을 염두하여 사설탐정은 ‘순수 개인적 활동에 의한 탐정’이고, 사립탐정은 ‘개인이 운영하는 기업형 탐정’이라거나 ‘사설탐정은 음성적 개인 탐정’이고 ‘사립탐정은 공인된 개인 탐정’이라는 등으로 이해(세분)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정설이 아닐 뿐만아니라, 탐정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는 선진국(특히 Private Investigator를 ‘探偵’으로 번안하여 사용하고 있는 일본 등)어디에서도 그러한 분류법은 없다. 공설(공립) 아니면, 모두 ‘사설(사립) 탐정’으로 통칭되고 있다.


둘째, ‘탐정업’과 ‘민간조사업’ 그리고 ‘흥신업’은 역할과 법적 지위가 다르다(?). ‘흥신소’라는 호칭은 신용정보법 위반이다(?)

 

영어 Private Investigator 또는 Detective를 일본에서는 한자로 ‘探偵(탐정)’이라 번안하였고, 동일한 영어를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조사원(民間調査員)’으로 번역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용어만 다를 뿐 그 본래의 의미나 역할은 다르지 않다.


우리 국회도 2005년부터 지금까지 11명의 의원이 탐정(업) 관련 법안을 13번 발의하면서 ‘동일한 기능(역할)’에 대해 3번은 ‘탐정(업)’이라 칭하고, 10번은 ‘민간조사원(업)’이라 칭했다. 이는 ‘문제해결에 유용한 자료를 수집·제공하는 사람’에 대해 ‘탐정’ 또는 ‘민간조사원’ 중 어떤 호칭을 사용함이 더 명료하거나 생활친화적일지에 대한 고민일 뿐, 옳고 그름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겠다(예: 낯=얼굴, 서점=책방).

흥신업(본래 ‘타인의 상거래·자산·금융 기타 경제상의 신용에 관한 사항을 조사하여 의뢰자에게 알려 주는 업’) 역시 이름만 다를 뿐 그 업무의 수단·방법과 활동 목표가 현실적으로 탐정업(민간조사업)의 역할과 닿아 있다. 즉, ‘흥신소’라는 이름이나 ‘민간조사사무소’ 또는 ‘탐정사무소’라는 이름은 모두 법제화되지 않은 탐정업 류(類)에 해당하는 동질(同質)의 이름이자 공히 사용이 금지된 용어가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 지위를 달리 해석함에 실익(實益)이 없다 할 것이다.

우리 법전 어디에서도 ‘흥신업’이라는 명칭에 대한 규제는 없다. 즉, ‘흥신소(흥신업)’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하여 명칭 사용 그 자체만으로 범죄시 할 아무런 금지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바꾸어 말하면 ‘흥신소(흥신업)’라는 이름하에 신용정보업을 영위하게 되면 당연히 신용정보법에 저촉되지만, ‘흥신소’라는 이름하에 타법을 침해하지 않는 일반적인 탐정서비스(권익실현에 유용한 정보나 단서·증거 등 수집된 자료)를 제공했을 경우 현행법 상 무슨 법조로 벌하겠는가? 벌할 법이 없다. ‘흥신소는 불법이고 탐정사무소는 합법’이라는 말이 코미디로 취급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셋째, 미국이나 호주, 일본 등의 나라에는 ‘공인탐정법’이라는 이름의 법이 존재한다(?), ‘탐정업 업무 관리법’에 의한 신고제 탐정은 ‘공인탐정이 아니다’(?)


세계 어디에도 ‘공인탐정법에 의해 탄생되는 탐정만이 공인탐정이 된다’고 규정한 나라는 없다. ‘조례나 규칙 등에 따라 탐정자격을 취득 또는 부여 받은 사설탐정’이건, ‘탐정업 업무 관리법 또는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신고·등록된 탐정’이건, 행정권의 지도·감독을 받고 납세 의무를 지면 그 어떤 모델의 탐정이건 개념상 ‘광의(廣義)의 공인탐정’으로 인정(취급)된다. 그러함에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협의(狹義)의 공인탐정제’에 과도하게 함몰된 나머지 법명(法名)이나 법조(法條)에 ‘공인탐정’임을 명시한 법률에 의해 태어나야만 ‘공인탐정’이 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탐정(업)은 주(州)법 또는 조례나 규칙 등에 근거를 두고 있어 관련 법규 이름이 주마다 상이하며, 영국의 경우 ‘Private Security Industry Act 2001’이라는 법령에 기초하여 산업인력 양성차원에서 탐정활동 적성 등 최소한의 적격성을 검정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Loi No.83-629 de 12 juilet 1983 Article 20’이라는 법규로 탐정(업)을 면허하고 있으며, 호주도 ‘국가자격제도운영지침(AQF)’으로 탐정(업)을 통제하고 있으며, 일본은 ‘탐정업의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로 ‘신고제 탐정업’을 안착시켰다. 이렇듯 각국은 다양한 법제로 탐정을 관리하고 있으나 ‘법규로 규율’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들 나라의 탐정을 하나같이 ‘공인탐정’이라 부르고 있다.

우리가 향후 ‘탐정업 업무 관리법’을 제정하여 탐정업을 신고제나 등록제로 하더라도 행정권의 지도·감독을 받는 등 규율에 따르게 된다는 측면에서 이 역시 일본이나 미국의 탐정에 다름없는 ‘(광의의) 공인탐정’으로 평가되거나 그렇게 불려 질 것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간의 ‘편착(偏窄)된 고정관념’을 떨쳐야 할 때다.

*김종식 소장 프로필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K탐정단단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퇴임),경찰채용시험경찰학개론강의10년/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요론,경찰학개론,정보론,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各國탐정업·탐정법&공인탐정(공인탐정법)의明暗/사회분야(탐정·치안·국민안전) 55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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