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않았을까?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19-02-14 13: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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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미국은 박정희의 핵개발을 막았는데 왜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않았을까?

박정희가 핵개발에 성공하였더라면 그 핵은 중국 북한 등 미국의 적대국을 겨냥하였겠지만 북한의 핵은 중국 심장부도 사정권 내에 둔다. 그런데도 왜 막지 않았을까? 중국이 파키스탄의 핵개발을 지원, 인도의 핵무장을 견제하였듯이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지원, 한미일(韓美日) 동맹을 견제하려 한다고 봄이 합리적일 것이다.

중국은 세계정세를 제국주의론적 관점에서 이해한다. 이게 계급투쟁론적 세계관이기도 하다.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를 제국주의 국가로 이해한다. 이 두 나라의 위협을 제어하는 데 북한의 핵은 유효하다. 더구나 미국이 대만을 지원, 중국의 남쪽을 견제하는 상황에서는 북한의 핵을 이용, 韓美日 및 러시아까지 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의 2차 평양 회담이 있었던 2004년 5월은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제2차 북핵(北核)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6자 회담이 베이징(北京)에서 열리고 있을 때였다. NHK가 입수한 회담록에 의하면 김정일은 고이즈미에게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의 核보유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에 우리 입장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입장에 동의(同意)하고, 동정하고, 이해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대하는 면에선 우리의 선배가 되는 나라입니다. 그들은 우리의 (일방적) 무장해제에 반대했습니다. 우리의 核보유에 반대하는 것은 미국뿐입니다.”

이는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미국의 핵폭탄 전문가 두 사람-토머스 C. 리드(공군장관 및 리버모어 무기연구소 간부 역임)와 대니 B. 스틸먼(로스 알라모스 연구소 정보국장)은 '핵특급(核特級. The Nuclear Express)'이란 책에서 중국이 사실상 북한의 핵개발을 도왔고, 북한의 핵무장을 해제시킬 생각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 鄧小平(등소평)이 중국의 핵 및 미사일 기술을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와 공산국가(북한)에 확산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1982년이었다고 한다.

<중국은 알제리아와 비밀 협정을 맺고 원자로를 지어주기로 하였다. CSS-2 미사일을 사우디에 팔았다. 북한에 대하여는 전폭적인 핵 지원을 하였다. 특히 파키스탄의 핵개발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중국은 라이벌인 인도의 宿敵(숙적) 파키스탄이 핵무기 개발에 나서자 기술자들을 초빙하여 교육도 하고 CHIC-4라고 불리는 단순구조의 원자폭탄 설계에 대한 정보를 건네주었다. 파키스탄의 핵 개발 책임자이고 죽음의 핵상인’으로 불렸던 A. Q. 칸 박사는 이 자료를 리비아에 팔았다. 리비아가 10여 년 전 핵 개발 포기 선언을 할 때 양복점용 하얀 플라스틱에 들어 있는 이 설계도의 존재가 알려졌다.

등소평의 집권 당시 파키스탄의 실력자는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지아울 하크 장군이었다. 그는 미국 편에 서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에 대한 저항운동을 지원하고 있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친미적인 파키스탄이 중국으로부터 핵개발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겠지만 눈 감아 주었을 것이다. 스틸만은 ‘核特級(핵특급)’에서 파키스탄이 북한과 미사일-핵기술 교환 협정을 맺은 것은 베나질 부토 수상 때였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노동 미사일 기술을 판매하고 파키스탄은 농축우라늄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스틸만은 북한의 핵개발에 중국의 지원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중국의 친구들’이 북한은 중국의 CHIC-4型(형) 原爆(원폭) 설계도를 개량한 것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고 소개하였다. 이 型은 중국이 핵개발 도상국들에 대한 일종의 ‘수출용’으로 설계한 것으로서 만들기 쉽다. 스틸만은 파키스탄, 북한, 리비아, 이란에 이 설계도가 넘어갔다고 본다. 스틸만은 2006년 10월9일의 북한 핵실험에 사용된 설계도는 우라늄탄인 CHIC-4를 플루토늄용으로 변형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중국은 핵 및 미사일 기술을 이란, 시리아, 파키스탄, 이집트, 리비아, 예멘에 파는 데 있어서 북한을 再이전의 포인트(re-transfer point)로 이용해왔다. 중국은 북한-파키스탄 사이의 미사일 및 핵 장비 거래를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중국과 북한의 장교들은 1998년 및 2006년 미사일 발사 실험 전 긴밀하게 정보를 교류하였다.>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직후 북한을 방문, 김정일을 만난 중국의 국무위원 탕자쉬안(唐家璇)은 김정일에게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메시지를 전하였고, 이 자리에서 김정일은 “추가 핵실험은 없다. 금융제재를 풀면 6자 회담에 돌아가겠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스틸만은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사실상 지원해왔으므로 ‘갑자기 진지해져서’ 김정일에게 개발 중지를 주문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다만 너무 도발적인 행동은 삼가라는 충고가 있었을 것이라고 평하였다.

핵기술을 확산시켜놓은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 저지에 나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중국과 북한은 共犯(공범)이란 이야기이다.

스틸만은 미국의 핵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은 ‘聖域(성역)’이나 ‘자유무역지대’로 불린다고 하였다. 북한은 다른 핵개발 국가(주로 이슬람 국가)를 위한 창고, 수리창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와 같은 이슬람 국가와 달리 북한은 비밀이 보장되고 어느 나라로부터도 공격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때는 후세인이 미국의 침공 이전에 핵개발 시설을 북한으로 옮겼다는 소문(가능성이 거의 없지만)이 돌 정도였다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은 전략적 利害관계를 공유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상대하고 있다. 중국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데 북한의 핵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협상에서 북한이 끈질기게 요구하는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은 미군이 이 지역에 주둔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문제는 이 부문에서 문재인 정권이 북한 편을 든다는 점이다.

출처 : 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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