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국회, 짜고 치는 고스톱?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3-13 13:13:0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하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계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말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내부 의견을 모아가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는 등 정국은 급속히 얼어붙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도 열지 못하고 문 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수차례 회동을 이어가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접점 찾기를 시도한 끝에 지난 4일 가까스로 3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는데, 그런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실제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나경원 원내대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이해찬 대표는 "좌파라는 말을 10회 이상 사용하고, 종북이란 표현까지 쓰고, 대통령과 국민을 모독하는 발언을 하는 걸 보면서 정권을 놓친 뒤 거의 자포자기 발언이구나 (싶었다)"며 "여당을 할 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악쓰는 모습을 보면서 참담했다. 측은해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온갖 왜곡된 주장을 하는 건 가짜뉴스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선동의 정치, 혐오의 정치를 하겠다는 몽니"라며 "우리당은 국회 윤리위 제소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설훈 최고위원은 "태극기 집단이 써준 연설문이 아닌가 싶었다"고 꼬집었고, 박광온 최고위원은 "오로지 문재인 정부가 망하는 것만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저열하고 초보적인 수준의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선 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어제 국가원수 모독죄를 언급한 것은 스스로가 좌파독재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비난했고, 국회 부의장인 이주영 의원은 "회의장의 질서를 유지해야하는 국회 의장단의 한 사람으로서 야당 원내대표 연설 자리에서 벌어진 행태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민주당이 국가원수 모독죄를 들먹이는걸 보면서 그들이 청와대의 눈치를 봐도 너무 본다"고 비판했다.

홍문종 의원은 "북한 지도자를 자꾸 만나더니 북한을 점점 닮아가는 것 같다"며 "어제 국회의사당에서 있었던 일은 마치 북한의 원수를 모시는 것 같은 모습"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한선교 사무총장은 "제1야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제일 먼저 방해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윤리위 제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양 측 모두 한 치의 양보 없이 ‘강 대 강’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양당의 그런 모습이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아 보여 씁쓸하기 그지없다.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SNS에서 활동 중인 정치평론가 이함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 북에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며 “나경원이 ’색깔론으로 집토끼를 모으는 것’을 이용해 민주당은 자신들도 반대쪽의 토끼들을 몰이하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걸 적대적 공생이라 하고 한국판 부패한 거대양당제의 숙주정치라고 보면 된다”며 “여당은 정책으로 승부하면 그만인데 내용이 부실하니 야당이 건들어주면 여당은 이때다 싶어 싸움판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민주당과 한국당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의 적극 추진하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서도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 비난하서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원치 않는 100% 연동형제 도입을 방해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모습으로 지금까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해왔던 민주당과 한국당. 더 이상 그들의 ‘짜고 치는 고스톱’에 놀아나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선 유권자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다가오는 4.3 재.보궐선거에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양당에 책임을 묻는 회초리 같은 투표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