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진 AIA생명 대표 ‘성공신화’ 막 내리나…실적 폭락에 설계사 이탈까지

민장홍 기자 / 기사승인 : 2019-03-25 14: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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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민장홍 기자] 보험설계사 출신으로 외국계 생명보험사 CEO에 올라 세일즈맨 성공신화를 쓴 차태진 AIA생명 대표가 경영능력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AIA생명 실적 추락의 여파를 고스란히 뒤집어 쓴 모습이다.

차 대표는 금융권에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이다. 컨설팅회사인 엑센츄어와 베인앤컴퍼니코리아 등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돌연 푸르덴셜생명에 보험설계사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후 메트라이프 개인영업총괄, ING생명 영업 총괄부사장 등을 거치며 보험업계 영업부문에서 명성을 쌓은 차 대표는 2015년 AIA생명 수석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로부터 5개월 뒤인 2016년 2월 AIA생명 최초의 한국인 CEO로 선임되면서 주목을 받게 된다.

차 대표는 취임 직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특히 취임식에서 “보험사의 가장 큰 장점이자 근간은 영업에 있다”고 강조한 20여년의 현장설계사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같은 차 대표의 경영개혁은 호실적으로 돌아왔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AIA생명은 차 대표 취임 첫해인 2016년 2585억943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5년 1343억1022만원보다 무려 92.5% 늘어난 수치다. 2017년에도 전년 대비 11.2% 당기순이익 2875억5856만원을 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8년 1월에는 1987년 지점 형태로 한국에 진출한지 30년 만에 법인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한국법인 출범을 공식발표한 해에 AIA생명의 실적은 고꾸라졌다.

AIA생명은 지난해 685억6428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2017년에 비해 76.2% 급락한 것으로 차 대표 취임 직전 해인 2015년 당기순이익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차 대표가 2016~2017년 2년간 거둔 성과를 지난해 전부 까먹었다는 매정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AIA생명 측은 “법인 전환에 따른 세금이 대규모로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해명이지만 세금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0% 넘게 급감한 것으로 계산되면서 다소 미흡한 대목이다.

특히 법인 전환의 필요성을 본사에 강력하게 어필한 장본인이 다름 아닌 차 대표라는 점이다. 국내 보험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재무와 경영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본사를 설득했으나 법인 전환 이후 되레 실적이 뒷걸음치면서 차 대표의 입지가 흔들리는 형국이다.

영업경쟁력을 중시하는 차 대표의 경영철학과는 상반되게 입사 1년도 안 돼 회사를 떠나는 보험설계사 비율도 업계 평균보다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 AIA생명의 설계사등록정착률은 생보사 평균인 40.4%에 못 미치는 33.9%였다.

설계사등록정착률은 보험설계사가 신규등록 후 1년 이상 정상적 보험모집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의 비율을 말한다. 설계사등록정착률이 33.9%라는 것은 다시 말해 10명 중 6명 이상이 1년을 못 버티고 그만뒀다는 의미다.

이렇듯 신규등록한 보험설계사의 이탈율이 높다보니 1년 이상 계약유지율과 2년 이상 계약유지율도 신통치 않았다. AIA생명의 13회차 계약유지율과 25회차 계약유지율은 각각 79.3%, 64.7%로 집계됐는데 이 역시 생보사 평균인 81.2%, 67.6%보다는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 대표가 철수·매각설에 시달리던 AIA생명을 붙잡아 일으킨 공로는 분명 인정해 줘야할 부분이지만 법인 전환 첫 해인 지난해에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책임론에 휩싸인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2019년에 실적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면 대표 자리를 지켜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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