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임대주택, 그 많던 공공임대주택은 어디로 갔을까?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19-03-27 10: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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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미래주택연구소 소장
▲ 김학수 소장


판교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임대주택의 분양 전환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입주자들의 주장은 분양전환 금액이 고가로 책정됨에 따라 공기업인 LH 공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것이다. 반면 LH 공사는 법적 절차와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된 금액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로 명분과 대의를 이야기하지만 사건의 본질은 개발이익을 누가 취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러한 논쟁을 이해하려면 먼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한다. 임대주택은 크게 건설임대주택과 매입임대주택으로 분류된다.

건설임대주택은 국가 또는 지자체의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의 지원 여부에 따라 공공건설과 민간건설로 분류된다. 이 중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는 공공건설임대주택에는 영구임대주택이나 국민임대주택과는 달리 5년 또는 10년의 의무 임대기간이 지나면 분양 전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분양 전환형 임대주택이 있다. 판교 신도시에서 문제가 된 곳은 여기에 해당한다.

분양 전환형 임대주택의 건설 취지는 무주택 세대주의 내 집 마련을 돕는 데 있다. 청약저축에 가입한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법정 의무 임대기간 중에는 국토부가 고시하는 ‘표준임대보증금 및 임대료’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여 장기적으로 내 집 마련을 도모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였다. 문제는 의무 임대 기간이 종료되고 분양이 전환되는 시기에 시장의 논리가 개입된다는 것이다.

10년 공공임대주택이 주로 공급된 수도권 특히 성남 판교, 강남 세곡, 수원 광교 지역의 경우 입주 이후 시세가 폭등하였다. 감정평가금액으로 분양 전환될 경우 세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시세 하락과 신규 임대주택의 공급으로 인해 공공임대주택의 공실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업주체의 손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분양주택과 달리 임대주택은 주택건설에 투입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분양 전환을 통한 추가이익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어쩌면 분양 전환금액과 관련한 분쟁은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는 임대주택의 양적 확대와 목표 중심의 주택 정책에서 기인한다. 2017년 국토교통부가 발간한 주택업무편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공급된 공공임대주택 76만2365세대 중 분양 전환을 전제로 공급된 임대주택은 23만1761세대이며, 이는 전체 공공임대주택의 30%에 해당한다.

소득 3분위 이하의 서민들과 주거약자들이 한 세대 이상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국민임대주택과 영구임대주택의 공급이 같은 시기 16만2670세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볼 때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를 추론할 수 있다. 더욱이 같은 시기에 분양 전환된 임대주택의 수가 20만2066세대임을 감안하면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신도시와 택지개발지역에 공급된 수많은 임대아파트가 사라져버린 이유가 여기 있다.

공공임대 아파트 분양 전환과 관련한 사업주체와 세입자간의 대립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창출된 수익이 누군가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것이며, 그 돈은 서민주거 안정과 도시재생을 위해 재사용되어야 할 우리의 세금이라는 사실이다.

주택시장에는 소득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양한 수요층이 존재한다. 수요층의 이해와 요구에 따라 임대주택시장은 공공과 민간의 영역으로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분양 전환을 전제로 공급되는 임대주택과 중산층을 위한 뉴-스테이 등은 민간임대시장의 영역으로 편입시켜 시장과 자본의 흐름에 맡기고, 공공에서는 국가재정을 바탕으로 도시서민과 청년, 어르신,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영구임대목적의 주택 건설을 책임지도록 하자.

도시주택기금은 공공소유 임대주택의 비축량을 늘이고 도시서민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데 먼저 쓰여야 할, 소중한 예산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재정으로 만들어진 시한부 임대주택, 무늬만 임대주택인 10년 분양 전환형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수명 또한 다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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