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이명박 현상’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7-12-02 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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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부장 10일자 뉴스위크지 기사 때문에 기분이 착잡하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발칵 뒤집힌 삼성의 부패스캔들을 다룬 기사 말이다.

뉴스위크는 삼성의 전직임원의 말을 빌려 삼성이 로비와 뇌물로 나라 전체를 움직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대선 결과가 삼성수사 추이가 좌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대출신인 이명박 후보는 급진적 기업개혁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다는 평을 덧붙였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도둑질 현장을 들킨 것처럼 얼굴이 달아올랐다.

부패해도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슬로건이 지배하는 우리의 대선판을 전세계에 들켜버린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냥 우리끼리 쉬쉬하고 싶은 치부가 다 드러났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된다는, 부도덕한 부자가 존경받고 리더가 되는, 급기야 갖가지 불법비리 의혹이 집중돼 있는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1위를 달리고 있는 현실...

차마 남 앞에 부끄러워서 내놓지 못할 우리의 실체가 뉴스위크지에 까발려지고 말았다.

우리나라 부패지수는 세계에서 몇 위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래도 OECD에 가입한 나라이니만큼, 부끄러운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43위다.

일본, 미국, 유럽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보다 당연히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프리카대륙의 보츠와나라는 생소한 나라보다도 더 뒤처진 수준이다.

하긴 위장전입에 위장취업 등 도덕적으로 지탄 받는 부패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국가이니만큼 이런 취급을 받는 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취급을 받도록 만든 사람이 바로 우리 자신들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을 지지도 1위로 만든 게 누구인가?

문제는 이런 ‘이명박 현상’이 단지 우리나라를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나라로 낙인찍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을 좀 먹는다는 데 있다.

실제로 막가파식 밀어붙이기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횡행하고 있다.

일례로 1일 새벽,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사 인근 상가 공사업체가 서울메트로 측 동의 없이 역사 벽을 뚫은 사건이 발생했다.

수십 명의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역사와 외부를 연결하는 통로 공사를 강행한 것.

그런데 알고 보니 불법공사였다.

신도림역 인근에 대형 상가를 시공한 업체가 개장을 앞두고 불법적으로 역사와 매장을 연결하는 통로를 뚫었던 것이다.

서울메트로 측에서 요구한 57억의 설치 부담금 납부를 미루며 편법으로 공공시설물을 불법적으로 손괴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가관이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연결통로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공사를 늦출 수 없었다는 것이 공사를 강행한 업자 측의 주장이다.

공공시설물을 자기들 마음대로 파괴하면서 ‘시민편의’를 운운하는 이런 현상에 대해 한 네티즌은 ‘이명박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을 이상한 인공어항으로 만들어 놓고는 한강 물을 끌어와야 하는 데 따른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수자원 공사에게 물 값을 전가한 방식과 흡사하다.

언제 부터인가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현상에 관대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한수 더 떠서 무조건 밀어붙이는 불법행태를 두고 ‘추진력 있는 능력행위’로 치켜세우기까지 한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아프리카 대륙 이름도 생소한 나라보다 더 떨어지는 것에 대해 여러분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정말 궁금하다.

더도 덜도 말고 ‘우리는 자식들에게 ’성공신화 주제‘를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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