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이태규의 실패한 쿠데타...왜?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4-23 15: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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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내에서 바른정당 출신의 하태경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 이태규 의원이 서로 손잡고 손학규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고래고래’ 소리만 지르다 곧바로 진압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바른미래당 전·현직 지역위원장 모임으로는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제3의길 국민연대'가 23일 4·3보궐선거 결과의 책임을 물어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회초리를 들었다.

문병호 전 국민의당 수석 최고위원을 비롯해 장진영 전 국민의당 수석 최고위원, 정두환 전 국민의당 전략홍보수석부본부장, 임승철 전 안철수 경선기획실장, 백종주 바른미래당 원외개혁모임 대표, 고연호 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등 쟁쟁한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연대는 이날 48명의 서명을 받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언론과 전문가, 대다수 당원들은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궁극적 목적이 당권을 장악하고 차기 총선에서 자유한국당과 야합하겠다는 뜻으로 판단 한다"며 “(손 대표 사퇴요구는) 총선서 야합하겠다는 뜻”이라고 질책했다.

이들은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표면적 명분은 4·3보궐선거의 낮은 지지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의 새로운 활력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당시 정세와 창원의 선거구도상 어떤 누가 선거를 지휘했어도 한 자릿수 지지율을 넘길 수 없었다. 책임을 물어 사퇴를 주장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하태경 의원 등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일부 바른정당 출신들을 향해 "이념과 지역을 탈피한 다당제를 정착시키고 나아가 구태 양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제3의 길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노선"이라면서 "지금 상태의 본질은 한 개인의 리더십 문제를 넘어선 당의 운명을 가르는 핵심가치와 정체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험지(險地)에서 실시된 단 한 곳의 재.보궐선거 결과만 놓고 손 대표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그 명분이 너무 치졸하다는 것이다. 각 방송에서도 정치평론가들이 이미 수차례에 걸쳐 지적한 문제이기도 했다. 앞서 부산과 대전 전북 등에서도 손 대표 퇴진요구를 비난하는 성명이 잇따랐던 것 역시 쿠데타 명분이 너무 취약한 탓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곧바로 바른미래당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추인’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로 바른미래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공직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의 법안을 국회법상 신속처리 안건(일명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키로 한 합의안을 추인했다.

사실 100%연동제가 아니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래도 지금의 제도보다는 진일보한 제도를 반대하는 건 어떤 다른 숨어 있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탓이다.

더구나 패스트트랙에 같이 태우는 공수처법안 같은 경우에는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뚝심 있게 밀어붙여 상당한 양보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바른미래당보다는 자유한국당에 더 깊은 애정을 지닌 의원들이 아니라면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당원들 역시 같은 생각일 것이다. 실제로 당원들은 패스트트랙 반대파들의 주장을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인식하게 되었고, 그런 당원들을 의식한 의원들은 무작정 보스의 명령에 따라 반대표를 던지는 일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그것이 패스트트랙 추인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는 바른미래당이 다시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해 새로운 제3의 길을 견고하게 다져나가야 한다.

손학규 대표는 항상 제3지대를 강조해 왔다.

손 대표가 그리는 제3지대는 옛 국민의당 시절 한솥밥을 먹던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호남자민련’으로 되돌아가는 건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는 민평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 비문세력과 자유한국당 내 비박세력까지 폭넓게 포용하는 ‘제3 빅텐트’를 구상하고 있다. 그를 흔들어대지만 않는다면, 그의 정치적 역량으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해서 거대패권양당에 실망한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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