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원포인트 개헌’ 논의 시작하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5-13 15: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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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13일 “자유한국당이 요구하고 있는 선거제 개편과 개헌의 동시 논의를 과감하게 수용하라”고 촉구하며 또 다시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

한국당이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권력 분산형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한 바 있는 만큼, 국회 정상화를 위한 '회유책'으로 개헌 논의를 협상 테이블로 끌고 와야 한다는 것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선거제개혁은 결국 밥 먹고 사는 문제다. 먹고 사는 문제를 풀기 위해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개혁"이라며 "국회에서 법을 만든다고 해도 그것이 먹고 사는 문제인 것은 아니다. 정치를 바꿔야 한다. 대통령 권력을 나눠야하고, 국회 권력은 비례대표 의원으로 나눠야한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제왕적 대통령제, 승자독식 양당제가 새 미래로 나아가야 할 대한민국 발목을 여전히 붙잡고 있다”며 “승자독식 양당제를 타파하기 위해 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를 제도화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막는 개헌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대통령제 국가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짝이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모양"이라며 "내각제에 가까운 권력 구조 개선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이 함께 추진되지 않는 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담은 선거제 개편은 사실상 의회 무력화 시도이고 의회민주주의 부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은 원포인트 개헌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선거제 패스트트랙에 동의한 3야당 가운데 정의당을 제외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제1야당인 한국당도 선거제 개혁은 개헌과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개헌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원내대표는 "저희 안에서는 다시 개헌을 추진하자는 컨센서스가 아직 형성돼있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 원내대표가 “우리 당 의원들 이야기도 듣고 범여권 안에서 정부, 청와대의 견해까지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의견을 수렴해보겠다”고 밝힌 것에 한 가닥 기대를 걸어본다.

사실 개헌은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운 것과 달리 집권당이나 제1야당 등 패권양당 가운데 어느 한 정당만 반대해도 불가능하다. 앞서 지난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이 분권형 개헌 추진에 합의했음에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던 사례도 있다.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제를 청산하는 개헌은 우리 사회의 모순과 적폐에 대한 근본해법으로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최근 강지원 변호사는 필자에게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현행제도에선 세종대왕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그 말로는 비참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을 당했듯 문재인 대통령 역시 퇴임 이후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대통령의 권한을 대부분 내려놓는 제도의 변화 없는 현행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에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 말로가 비참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분권형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을 역임한 윤보선 전 대통령을 제외한 역대 모든 제왕적 대통령들이 불행한 길을 걸어야만 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87년 체제의 낡은 국가시스템을 새롭게 바꿀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이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큰 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정부여당은 이를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모쪼록 이번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계기로 국회에서는 권력구조를 바꾸는 원포인트 개헌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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