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 욕설 · 신체 접촉··· 숙소는 러브호텔

황혜빈 기자 / 기사승인 : 2019-05-29 17: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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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조사발표
부상선수에 경기 강행도
소년체전 인권침해 지적


[시민일보=황혜빈 기자] 전국소년체육대회의 감독·코치 상당수가 선수들에게 욕설을 하고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빈번하게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은 최근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의 경기장 및 숙소 인권상황을 현장 조사하고 그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감독과 코치들은 초·중학생 선수에게 경기 중간이나 종료 후 "이 새끼, 똑바로 안 뛰어", "지금 장난하냐 왜 시킨 대로 안 해" 등 고함과 욕설,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선수가 다리 부상 신호를 보냈으나 화를 내며 경기를 계속하게 하거나, 패배한 선수에게 "그걸 경기라고 했냐"며 선수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치는 경우도 있었다.

인권위는 "이런 행위가 일반 관중이나 학부모 등이 보는 앞에서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매우 일상화된 지도나 독려 행위로 인식되는 듯하다"고 밝혔다.

인권위 '성폭력 예방 가이드라인'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 심판이나 코치가 여학생 선수의 목이나 어깨를 껴안거나, 경기 위원이 중학생 선수의 허리를 잡는 경우도 있었다.

또 대부분 선수가 '모텔'을 숙소로 이용했고, 남자 코치가 여성 보호자 없이 여자 선수들을 인솔해 일명 '러브호텔' 형태의 숙소를 쓰기도 했다.

인권위는 "성폭력 예방을 위해 '여성 선수 동반 시 여성 보호자 동반 필수' 등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인다"며 "대규모 아동·청소년 행사 시 '아동 적합 숙소 표준' 마련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선수 대부분이 탈의시설이 아닌 숙소나 자동차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한체육회는 소년체전 전에 '스포츠 인권센터' 신고 상담 업무를 안내하고 홍보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실행되지 않았다.

인권위는 "대규모 스포츠 대회를 하면서 폭력·성폭력 예방 홍보와 상담, 신고체계를 갖추지 않은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인권 보호 가이드라인' 등 필요한 지침 마련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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