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중진의원들, 방일 중 ‘굴욕외교’ 논란  

이영란 기자 / 기사승인 : 2019-05-30 10: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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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중의원 외교위원장, 전화 피하고 면담 거절하고
홍문종 “교포사회, 양국 간 관계악화로 불만 증폭”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일본을 방문 중인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중진의원 5명이 당초 목표로 했던 일본 중의원 외교위원장과의 면담을 거절당하고 달랑 초선인 참의원 외교위원장 1명만 만난 사실이 알려져 굴욕외교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접점을 찾지 못하는 한일 간 외교문제가 ‘코리아 패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3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식으로 만남을 요청한 중의원의 외무위원장이 어떤 이유도 말하지 않고 완전 피하는 태도로 만나주지 않은 게 이상하다"며 특히 "그 다음에 참의원의 외교위원장을 만날 때 이쪽에서는 외교통일위원회 5명 의원이 갔는데 카운트 파트인 일본 쪽에서는 한 사람만 나타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앞서 윤상현 외통위원장을 비롯한 유기준·정진석(자유한국당), 천정배(민주평화당), 이정현(무소속) 등은 방일 1주일 전부터 한국대사관을 통해 정식으로 일본 측 와카미야 겐지(若宮健嗣. 자민당) 중의원 외교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징용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 해소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누려 했지만 겐지 위원장 측이 아무런 설명 없이 연락을 피하고 만나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은 참의원 비례대표 초선의원인 와타나베 미키(渡辺美樹) 외교방위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으나 이마저도 당초 동석이 약속된 참의원 3,4명은 불참한 상태였다.

이 자리에서 와타나베 위원장은 일본 정부가 최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중재위 개최 요구를 거부하면 다음달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간의 회담은 없을 것"이라면서 완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1일 싱가포르 아시아외교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추진되던 정경두 국방장관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의 공식 회담이 보류된 데 이어 한일 정상회담 개최여부도 불투명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윤상현 위원장은 "한·일 관계가 얼마나 악화됐는지 도쿄에서 피부로 절감했다“며 ”양국 정부 모두 먼저 손을 내밀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유기준 의원도 "일본은 내각책임제이기 때문에 (자민당 내에선) 그만큼 한일 관계 개선이 안 될거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며 "일본이 원하는대로 (정부가) 대응하지 않으면 더 이상 한일관계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들에 앞서 지난 22일 한일의원연맹,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측 회장을 면담했던 홍문종 한국당 의원도 30일 녹록치 않은 일본 내 반한 분위기를 전하면서 ‘코리아 패싱’ 가능성을 우려했다.

홍 의원은 “누카가 회장과 1시간 넘게 한일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최근 ‘일본기업 강제징용 손해배상’에 대한 우리 대법원 판결로 고조되고 있는 일본 내 반한 분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감안할 때 우리 정부의 오판으로 ‘소탐대실’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일본 자민당은 외교부회(위원회) 등 여러 부회 간 합동 회의를 열고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한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일본정부는 지난 5월 남관표 주일대사가 신임장을 받자마자 그를 초치해 이 같은 내용의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일본과의 관계에서 폐쇄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우리 측 정부 인사들의 처신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홍 의원은 “이낙연 총리만 해도 지난 ‘20일 예정된 누카가 회장과의 면담 일정을 ’개선된 입장이 없다‘는 이유로 무산시켰다”며 “이를 안타까워하는 누카가 회장의 하소연을 곧바로 남관표 대사에 전했더니 그 역시 ’기존 입장에서 바뀐 게 없다‘ ‘민간인 제소에 따른 대법원 판결을 국가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같은 이유를 반복할 뿐이어서 답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악화일로의 한일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일 한인회나 민단 관계자들의 불만도 녹록치 않았다. 만나는 이들마다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분개하는 모습이었다”면서 “25일 일본 현지에서 ‘문재인 스톱’ 집회가 열린데 이어 조만간 태극기 집회 계획도 잡혀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포사회의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느낌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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