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신당', 보수세력 재편 기폭제 되나

이영란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7 13: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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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의 태풍’ 대 ‘태풍의 눈’ 전망 엇갈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17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홍문종 의원이 대한애국당을 비롯한 태극기 집회 세력들과 함께하는 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정치권의 보수 세력 재편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신당 파괴력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7일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저희 당의 입장은 자유우파가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쳐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분열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홍문종 의원 탈당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저희는 다 함께 뭉쳐야 하고 그 중심은 한국당이 되도록 저희부터 노력하고 자유우파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함께 뭉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집토끼와 산토끼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 게 분열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당대회 당시 ‘집토끼’로 분류되는 태극기 세력 지원에 힘입어 당 대표로 당선된 황 대표가 대표 취임 이후에는 복당파 등 탄핵을 찬성했던 이들에 둘러싸여 ‘산토끼’를 잡으려는 모습만 보였다는 것이다.

홍문종 의원도 최근 유튜브 방송 '가로세로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 "황교안 대표께 태극기 세력을 포함한 모든 보수우익을 대통합해야 한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황대표 역시 복당파, 탄핵찬성파에 둘러싸여 그쪽으로 (당 운영) 방향을 정한 것처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황교안 대표가 바른미래당내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개별 복당에 문호를 개방하는 등의 방식으로 점진적인 보수대통합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탄핵찬성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태극기 세력 지지층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지난 달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에서 열린 제125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유승민 의원 등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배신자들이 한국을 잡아먹는 좌파에게 나라를 넘겨버렸다”며 “이 배신자들을 용서하지 말고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배신자를 처단하는 것이 보수대통합의 전제 조건"이라며 “경북·대구 ‘보수의 성지’라는 자존심과 가치는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잔류를 선택한 김진태 의원 역시 “유승민을 진정한 보수우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통합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파 통합하는 데 걸림돌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황 대표 보수대통합 방향성에 불만을 드러낸 상태다.

반면 황 대표의 측근이자 탄핵 당시 탈당했다 복당한 여의도연구소 소장 김세연 의원 등은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황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탄핵당시 1호 탈당을 기록했던 복당파 김용태 의원이 홍문종 의원 신당 계획에 대해 “찻잔 속에 태풍으로 그칠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보수통합에는 오히려 순풍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태극기 부대와 기계적으로 통합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의 지난 과오에 대해서 그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그 책임을 묻고 새로운 현재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발굴해 나가는 작업을 하지 않고선 내년 총선을 준비할 수 없다”며 “그렇게 추진해야 될 것“이라고 사실상 ‘친박 청산’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의도 정치9단'으로 통하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홍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에 대해 "원내교섭단체 구성할 힘이 있다"면서 신당 파괴력에 힘을 실었다.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 나선 박의원은 "TK 전역, 충청권의 일부, PK의 일부에서는 (홍문종 신당이)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다"면서 "만약 패스트트랙이 통과된다고 하면 더 유리하고 지금 현행법으로 하더라도 비례대표가 상당수 당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사실상 보수의 분열을 점칠 수 있다"면서 "친박 계통의 의원들이 절치부심하고 있고 또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탄핵을 주동한 한국당 의원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문종 의원은 최근 연이은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신당 창당이 보수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신당 창당이 보수대통합의 빅텐트를 치는 장소가 달라지는 것일 뿐"이라며 "이를 통해 보수의 외연을 확장하자는 고육지책차원이지 분열 취지는 전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이어 "민주당의 경우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민중당까지 여당 성향의 4개 정당과 정책 연대 등을 통해 실질적인 의석수를 넓히고 있는 데 반해 한국당은 탄핵이나 복당파 등 지지층이 분열하는 원천적인 문제조차 해소하지 못하고 입지를 좁히는 양상"이라며 "보수우익 지향의 신당 창당을 통해 지지층의 선택을 넓히는 등의 방식으로 보수정권 창출을 실현하겠다는 바람이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신당 창당이 18대 총선을 앞두고 의석 1석으로 시작해 14석을 얻고 한나라당(한국당 전신)과 합당했던 ‘친박연대’ 노정을 답습하게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과거 친박연대는 18대 총선 7개월 전인 2007년 9월 ‘참주인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창당될 때만 해도 ‘1석 정당’에 불과했지만 이명박 정부 당시 친이계 주도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합류하고 당명을 친박연대로 변경한 이후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4석을 얻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들은 총선 2년 후인 2010년 당시 한나라당(한국당 전신)과 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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