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3번’ 싫으면 한국당 가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6-20 13: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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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에 나선 자유한국당이 ‘태극기부대’와 ‘유승민 일파’ 사이에서 결국 유승민 의원 쪽을 택한 모양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 보수통합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바른미래당과 먼저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되면 유승민 의원과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과 대한애국당 중 통합의 우선순위가 바른미래당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 것이다.

사실 이런 움직임은 진즉부터 감지되고 있다.

이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에 남아있는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에게 ‘개별복당 허용’ 메시지를 전달한 상황이다.

황 대표가 지난 달 27일 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헌법 가치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아야 하지만, 당(바른미래당)이라는 '외투'가 있으면 그 외투를 입은 채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바른미래당과)당을 합치는 게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외투를 벗고 오면(탈당하고 오면) 복당절차를 거쳐 개별적으로 받아주겠다는 뜻이다.
유승민 의원도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사실 유 의원은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개혁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면 오늘이라도 당장 합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한국당에 구애의 손짓을 보냈었다.

아마도 유 의원이 말하는 ‘변화와 혁신’이란 당내에서 친박 핵심 몇 명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게다. 황 대표는 그런 유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친박에 불리한 공천룰을 만들려고 했고, 결국 그것이 원인이 되어 홍문종 위원이 당을 뛰쳐나가 ‘우리공화당’이라는 이름의 ‘친박창당’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유 의원은 즉각적인 복당절차를 밟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다.

여전히 한국당에는 그의 입당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진태 의원이다.

김 의원은 최근 “유승민 의원은 진정한 보수우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통합대상 자체가 안 된다”며 “오히려 우파가 통합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그는 전당대회 당시에도 "보수통합을 쉽게 얘기하면 지금 껍데기만 남은 바른미래당에 계신 유승민·하태경 등 몇 명을 더 받을 거냐, 태극기 세력을 껴안을 거냐 선택하는 문제"라며 "모두를 안을 수는 없다. (우리당이) 유승민 같은 분 데려오겠다고 한다면 그나마 있는 애국우파들은 다 빠져 나간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승민 의원이 그런 김 의원이 남아 있는 한국당에 들어간다는 건 사실상 ‘백기투항’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어서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게다.

그래서 유 의원이 생각해 낸 게 바른미래당 당권을 빼앗아 한국당과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현재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 의원 등 유승민 일파가 ‘손학규 퇴진’을 외치는 것은 바로 그런 목적이 바닥에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3지대’ 정당에 대한 소신이 확고한 손학규 대표가 버티고 있어 그게 쉽지 않다. 여론도 아무런 명분 없이 당권을 빼앗으려는 유승민 의원 일파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당원들은 그런 바른정당 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시간은 흐르고 당권을 빼앗는 일은 쉽지 않고, 결국 유승민 일파는 친박 일부 탈당을 명분으로 한국당에 복당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날 대구시 동구 신천동 바른미래당 대구시당사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 시당위원장 인 유승민 의원이 불참한 것을 두고는 이미 당에서 마음이 떠났기 때문이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유 의원이 한국당에 복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김진태 의원이 황교안 대표와 독대한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을 받아들이지 말라”며 “그를 받아들이면 친박 의원들 상당수가 탈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탓이다.

손학규 대표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당권을 빼앗아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개별 복당하자니 한국당 내에는 여전히 자신을 ‘배신자’로 규정하며 반대하는 세력이 남아 있어 결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손 대표를 중심으로 제3지대 정당을 지키겠다는 결단을 내리는 게 어떨까 싶다. 그렇게 못하겠다면 바른미래당이 작지만 강한 중도정당으로 나아가는 길에 장애물이 되지 말고 속히 한국당에 복당하기를 바란다. ‘3번’이 싫다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빨리 ‘2번’을 택하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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