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내로남불’ 인사설...왜?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6-27 14: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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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지금 여의도 정가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기용설로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발칵 뒤집혔다. 조 수석은 대통령의 ‘페르소나’(분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재인 대통령과는 아주 가까운 인사이다. 그런 대통령의 최측근이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하는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게 타당하냐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할 법무부장관 자리에 대통령 자신의 최측근인 민정수석을 기용한 최초의 사례이자, 최악의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관리해야 할 법무부장관은 다른 무엇보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국민과 정치권의 목소리에 대통령은 끝내 귀를 닫아버렸다”고 하는 논평이 야당으로부터 나오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논평은 지금 자유한국당에서 나온 논평이 아니다. 과거에 나왔던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논평이다.

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11년, 이 대통령이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권재진 씨를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하자 지금의 여당인 민주당이 이런 논평을 냈던 것이다.

민주당의 반발은 단지 논평으로만 그친 것이 아니라 당시 권재진 후보자 임명에 끝까지 동의해 주지 않았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결국 불발되고 말았다.

만일 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할 경우 한국당이 과거 민주당의 논평을 그대로 베껴 똑같은 비판을 하고, 인사보고서채택에 동의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실로 난감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왜, 문 대통령은 굳이 그런 난감한 상황에 부나방처럼 뛰어들려고 하는 것일까?
문 대통령이 조 수석을 '차기 대권주자로 우회상장'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얘기가 여의도에 파다하다.

실제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권영철 대기자는 “조국 수석은 민정수석 소임이 끝나면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총선 출마는 하지 않겠다고 얘기를 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내년 총선에 조국 수석의 부산 차출론이 상당히 거세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를 나와서 학교로 복귀하고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차기 대권 후보 대열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가 ‘그럼 그 얘기는 청와대가 대권 후보 중의 하나로 조국 수석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권 기자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조 수석이 부담스러워 하는 총선 출마 대신에 법무장관으로서 개혁도 하고 업적도 쌓아서 대권 후보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조 수석이 법무부 장관을 할 것”이라며 “조 수석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대통령 후보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이 조 수석을 차기 대권주자로 만들기 위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려 하고 있다는 뜻이 되는 셈이다.

그러면, 한 사람의 입각을 위해 그렇게 무리수를 두는 까닭은 무엇일까?

민주당에선 ‘검찰 개혁 적임자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게 이유의 전부일까?

법무부 장관이라는 특수성에 비춰볼 때 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같은 상황에 대비한 포석은 아닐까?

아니기를 바라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그건 올바른 인사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금 문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흉흉하기 그지없다. 지금은 제1야당인 한국당이 ‘막말’ 논란에 이어 ‘국회정상화 합의 파기’ 등 잇단 악재로 민심을 잃었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제3의 정당인 바른미래당이 대안정당으로 부각될 경우 더 이상 그런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억눌러 왔던 분노한 민심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게 될 것이고, ‘탄핵’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법무장관은 탄핵의 문턱에서 ‘수문장’ 역할을 맡게 될지도 모른다. 혹시 그걸 염두에 둔 인사가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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