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파열 '人災'··· 난방공사, 온수관 관리 부실

이기홍 / 기사승인 : 2019-07-02 15: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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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실태보고서 공개
"2245개 구간 감시 포기, 잔여수명 조사결과 조작"


[고양=이기홍 기자] 2018년 12월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고양시 백석역 온수관 파열사고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난방공사)의 방만한 관리가 불러온 '인재' 임이 확인됐다.

온수관 누설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수 등에 활용하는 감시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온수관 유지관리계획에 쓰고자 독일 연구소에 의뢰한 잔여수명 조사결과를 조작하기까지 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열수송관 안전관리실태' 감사 보고서를 2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온수관 파열사고 이후 지역내 설치돼 운영 중인 온수관의 시설 안전성, 관리 체계를 점검해 안전 저해요인을 발굴해 개선할 목적으로 올해 연간 감사 계획에 반영돼 지난 3월에 추진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난방공사는 온수관 누설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수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누설 여부 감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온수관 보온재 내부에 감지선을 설치해놓고 누수 등의 원인으로 감지선이 끊어지면 이를 감지해 이상 신호가 울리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감사 결과 난방공사의 감시스템은 특정 감시구간의 이상 신호가 발생했는데도 손상된 관로를 복구하지 않고 있다가 이 구간의 감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아예 '미감시' 구간으로 분류해 해당 구간의 감시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8623개 구간 중 26%인 2245개 구간이 감시시스템으로도 이상 여부를 감시할 수 없는 상태였다.

특히 1993년 이전에 온수관이 설치된 지역의 3919개 구간 중 거의 절반인 1908개 구간의 상태 감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또한 난방공사는 온수관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졸속으로 진행했다.

난방공사는 2010년 7월 온수관 중장기 유지관리계획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온수관 잔여수명 평가 작업을 실시했다.

평가 작업은 실제 매설된 온수관을 절단해 시험 분석에 쓰기 위한 샘플 24개를 만들어 독일 전문연구소에 의뢰해 이뤄졌다.

연구소 평가 결과에 따르면 24개 샘플 중 11개의 기대수명(사용기간+잔여수명)이 40년 이하로 나왔고, 일부 샘플은 2018년 이전에 수명이 종료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난방공사는 온수관 교체 등 후속 조치 등을 취해야 하는데도 평가 담당 직원인 A씨는 2년 뒤인 2012년 10월 연구소 평가결과를 그대로 인용하지 않고 기대수명이 높게 나오게끔 방법을 바꿔 재산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6개의 샘플에서 기대수명이 40년 이하로 나오자 A씨는 해당 샘플들을 임의로 제외한 뒤 나머지 샘플만으로 기대수명을 산출해 이를 독일 연구소의 평가결과인 것처럼 보고했다.

난방공사는 이 결과를 토대로 2014년 온수관 중장기 유지관리계획을 세웠지만, 온수관 수명 종료에 대비한 제대로 된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난방공사는 온수관을 점검·진단하는 점검원에 대한 관리·감독도 허술하게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토목·기계분야 업무 경력이 있는 사람을 점검원으로 배치야 하는데도 통신 업무 경험을 경력으로 인정해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을 점검원으로 배치한 것이다.

감사결과에 따라 감사원은 난방공사 사장에게 온수관 감시시스템에서 감지되는 이상 지점에 대한 보수를 실시하고 장기 사용된 관로의 잔여수명을 합리적으로 평가한 뒤 이를 교체하는 등 온수관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전문기관의 시험평가 결과를 임의로 수정해 보고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자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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