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혁신위 꾸리고 ‘혁신안’ 만들라

고하승 기자 / 기사승인 : 2019-07-16 11: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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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청년과 여성후보에게 최대 40%, 정치신인에게는 최대 50%의 가산점을 주는 내용의 공천혁신안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이른바 ‘물갈이’를 위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실로 엄청난 가산점이다.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공천 혁신안을 논의할 때 의원 출신 위원들뿐만 아니라 원외 위원들 중에서도 과도한 가산점 부여에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한국당도 민주당과 같이 25% 수준의 가산점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 실제 공천 과정에서 청년·여성 후보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최종안에 어마어마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한다.

가장 후진적인 정치행태를 보였던 한국당이 가장 혁신적인 공천룰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50%의 가산점이 부여될 경우, 3자 이상의 대결 구도에서 청년 후보가 유리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런 한국당의 공천룰을 환영하는 바다. 물론 현역 의원들의 반발로 실제 공천 과정에서 이 같은 공천룰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가장 혁신적인 공천룰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한국당의 신정치혁신특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셈이다.

사실 이 같은 혁신안은 바른미래당에서 만들어졌어야 했다.

바른미래당이 40세 이하의 젊은 청년들로 혁신위원회를 꾸릴 때만 해도 그런 기대가 있었다. 공천에서 청년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혁신적인 공천룰을 제안하고, 비례대표 의원 선출 과정에서도 당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하는 가장 혁신적인 방안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했다.

38만명의 당원들이 선출한 당 대표를 고작 24명의 국회의원들이 흔들어대는 ‘갑질’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질책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혁신안을 만들어 낼 것이라 믿었다. 적어도 청년이라면, 구태에 찌든 기성정치인들과는 다른 신선한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분노하며 혁신위원장을 사퇴한 주대환 전 위원장이 당초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청년들로 혁신위원회를 꾸린 것 역시 ‘청년’에 대한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일부 ‘젊은’ 혁신위원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고 ‘검은 세력’의 추종자가 되어 가장 추악한 혁신안을 만들고 말았다.

한국당처럼 청년과 여성을 우대하고, 정치신인에게 힘을 주는 혁신안이나 당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혁신안을 만들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당 대표를 몰아내는 일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청년들이 기성정치인의 주구가 되어 당권투쟁의 도구노릇을 한 셈이다.

그래서 바른미래당 혁신위원들은 ‘엉덩이에 뿔난 사람들’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국정농단 세력의 후예들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한국당보다도 못한 혁신안을 만든 혁신위원들로 인해 바른미래당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있는 청년들과 당원들은 그런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자숙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그런데 되레 추악한 당권찬탈 방안을 수용하라며 단식하는 혁신위원까지 있다고 하니, 정말 가관이다. 젊은 사람이 어쩌다 수치를 모르는 사람이 되었는지 실로 안타갑기 그지없다.

그렇게 한 젊은이를 타락시킨 ‘검은 세력’은 반성해야 한다. ‘콕’ 집어서 그가 누구라고 지명하지 않아도 알 사람들은 다 안다.

임재훈 당 사무총장도 주대환 전 위원장이 지칭한 ‘검은 세력’, 즉 혁신안 대신 ‘손학규 퇴진안’을 작성하도록 젊은이들에게 종용한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대충 짐작이 간다”며 “소위 그 바른정당계의 중추적 의원님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래선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은 바른미래당이 제3지대 정당으로 당당하게 역할하기를 바라고 있다. 바른미래당을 흔드는 세력은 그런 국민의 염원에 반하는 반개혁 세력으로 결코 용납할 수 있다. 따라서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당권투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혁신위를 즉각 해체하고 한국당보다 더 혁신적인 안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혁신위를 꾸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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