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무리수...왜?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7-22 15:37:0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내홍이 심각하다.

급기야 당권찬탈을 목적으로 유승민·이혜훈 의원이 혁신위원회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실제로 유승민 의원이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을 만나 손학규 대표 퇴진을 종용했다는 제보가 당에 들어 왔는가하면, 유 의원의 측근인 이혜훈 의원도 조용술 전 혁신위원에게 몇 차례나 ‘손학규 퇴진안’을 요구했다는 폭로 기자회견까지 나온 상태다.

이에 대해 손학규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오후 임재훈 사무총장은 유승민 전 대표가 주대환 혁신위원장을 만나 손학규의 퇴진을 혁신위의 최우선 과제로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제보를 발표했다"며 "오늘 아침엔 조용술 전 혁신위원이 '이혜훈 전 대표를 만났는데, 손학규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밝힐 필요가 있다"며 "당 대표급 인사가 혁신위원에게 혁신위 개입하겠다는 말을 직접 했다는 건데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물론 유승민 의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저는 지난 7일 저녁, 주 전 위원장 및 국회의원 두 명을 만난 자리에서 바른미래당의 혁신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그러나 저는 주 전 위원장에게 당대표 퇴진을 혁신위의 안건으로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주 전 위원장을 만나기는 했으나 ‘손 대표 퇴진안’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유 의원의 이 같은 해명은 사실일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조용술 전 위원의 기자회견을 반박하는 이혜훈 의원의 해명과 배치되는 까닭이다.

이혜훈 의원은 "손 대표의 퇴진이 당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은 수개월째 공개적으로 얘기했다"며 "언론을 통해 다 알려진 이야기를 압박으로 느꼈다는 억지 주장에 누가 공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당을 살리는 해법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조 전 위원을 만났고, 그에게 ‘손학규 퇴진안’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모두 시인한 셈이다. 다만 그건 ‘압력’이 아니라 ‘권리’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면 그걸 ‘권리’라고 하는 이 의원이 주장은 맞는 것일까?

아니다. 그것은 바른미래당 혁신위 규정 제2조를 어긴 것으로 명백한 해당행위다.

대체, 유승민 일파는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사실 손학규 대표는 38만명의 당원들이 선출한 당 대표로 유승민 일파가 그를 몰아낼 명분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당내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무리하게 손학규 축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승민 의원이 처한 정치적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유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실제로 ‘유승민 대리전’이라고 불렸던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유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시 동구에 경쟁력이 높은 현직 구청장 강대식 씨를 바른미래당 구청장 후보로 내보냈으나, 당선은커녕 2위를 기록한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후보에게조차 큰 차이로 밀려 3위로 낙선하고 말았다. 내년 총선에서 유 의원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예고하는 충격적인 선거결과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에 복당하거나 한국당과의 선거연대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손학규 대표가 “한국당과의 연대는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니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 의원은 손 대표를 제거하고 자신이 당권을 거머쥐어야만 한국당과 공천협상의 길이 열릴 것이란 판단을 했을 것이고, 혁신위를 압박해 ‘손학규 퇴진안’이라는 ‘무리수’를 둔 것도 결과적으로 그를 위한 당권장악 작업의 일환일 것이다.

물론 당 대표로 직접 선거를 진두지휘했음에도 자신의 지역구에서마저 자당 후보가 참패함에 따라 자신의 ‘정치생명’까지 걱정해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된 유 의원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사정일 뿐, 제3지대 정당인 바른미래당 당원들의 뜻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 의원은 탈당하고 소신 있게 자신의 길을 걷든지, 아니면 비록 자신의 선거는 패배하더라도 다당제의 정착을 위해 당당하게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의 길을 걷든지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