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은 원내대표 역할이나 잘해라

고하승 기자 / 기사승인 : 2019-07-23 15: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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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강경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한국당을 향해 "정부 등 뒤에서 자책골을 쏘는 팀킬 행위를 멈춰 달라"고 당부했다.

형식은 당부이지만 사실상 ‘자책골’, ‘팀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한국당을 조롱한 것이다.

실제 이 원내대표는 "일본의 비이성적 도발에 당당한 외교를 하면 나라가 망하기라도 한다는 것이냐"며 "한국당은 일본에 저자세, 우리 정부에는 고자세로 회피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은 하루속히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부의 뜻에 동참하길 바란다"며 "한국당이 국회 빌런(악당), 추경 빌런이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의 처리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당의 몽니와 발목잡기가 날이 갈수록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경제침략에 대한 정부의 대응 노력까지 노골적으로 폄훼하고 훼방을 놓으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일본의 경제침략에 맞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 산업을 지키려는 정부의 손발을 이렇게 묶어도 되는 것이냐"면서 "우리 정부를 향한 내부 총질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관석 의원 역시 "한국당은 우리 정부의 대일본 대응에 북한팔이도 모자라 일본팔이를 한다면서 정부를 폄하하고 하나로 뭉치는 것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철없는 친일프레임에만 집착하는 어린애 같은 정치를 이제 그만 멈추고 제발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문 대통령께서 '극일'을 강조했다. '캔두(can do)'정신에 저도 공감한다. 그런데 지금 문 정부에게 과연 극일 의지가 있는지, 방법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또 "단기적 해법과 중장기적 처방도 구분하지 못하고 순서도 방법도 틀린 채 그저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지금 가장 급한 것은 바로 외교적 해법이다. 사법적 판결과 외교적 현실의 괴리를 메울 생각은 없고 오히려 청와대가 나서서 간극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지해보겠다는 것이 고작 반일감정이다. 정부정책을 비판하면 친일로 몰아가는 한심한 작태다"라고 몰아붙였다.

여야의 이 같은 갈등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정치권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맞대응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서로 ‘친일 프레임’이니 ‘어린애 정치’니 하면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한 노릇인가. 더 큰 문제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다.

집권당과 제1야당이 이렇게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감정사움 양상을 벌이고 있다면 제3정당인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나서서 양당의 잘못을 따끔하게 질책하고, 중재하거나 아예 주도권을 쥐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텐데, 그저 ‘한국당 편들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추경예산 심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오 원내대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중단에는 정부여당이 강경 발언으로 야당을 자극한 것도 크게 한 몫 했다”며 민주당을 나무랐다.

그러나 추경 국회가 열리지 못한 것은 사실 한국당의 오락가락하는 태도 때문이었다. 당초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에 대한 사과와 철회를 추경국회의 조건으로 내걸었다가. 다시 북한 목선 침투에 대한 국정조사를, 그러다 다시 국방부 장관 해임안 처리를 조건으로 내세우는 등 이런저런 온갖 조건을 그때그때 바꿔가면서 제시했다. 그래서 추경심의가 중단되었다는 건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일이다. 따라서 이 일에 있어서 만큼은 단호하게 한국당을 질책하고 견인하는 역할을 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에 복당하고 싶은 개인적 욕심이 작용한 탓인지, 구체적인 내막은 알 수 없으나 오 원내대표는 한국당에 지나치게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

과거 김관영 원내대표 시절 바른미래당이 존재감을 보이며, 국회를 리드해갔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다. 사실 김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에는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10%대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세를 타기도 했었다. 그런데 오 원내대표 당선 직후부터 지지율이 떨어지더니 이제는 아예 5% 안팎을 오르내릴 정도로 반토막 나고 말았다. 원내대표 한 사람의 무능이 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오신환 원내대표는 더러운 당권투쟁에서 벗어나 부디 원내대표의 역할이나 제대로 해주기를 바란다. 그게 당을 살리는 길이고, 혁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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