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검은 세력’과 단절하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7-25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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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5일 공개됐다.

사실 현 집권세력이 특별히 국정운영을 잘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제나 안보에 있어선 낙제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당청 지지율이 이처럼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혁신 없는 야당의 무능 탓이다.

먼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사정부터 살펴보자.

한국당은 혁신안을 만들어 놓고도 현역 의원들의 반발 등으로 최종결절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가 마련한 ‘공천 혁신안’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실제 한국당 혁신특위는 내년 총선에서 청년(만 45세 이하) 후보자에게 40%, 정치 신인에게 50%의 가점을 주는 방안을 만들었다. 논의과정에서 50%나 되는 가점이 현역 의원들에게 과도하게 불리하다는 반대 의견이 상당했음에도 외부 위원들이 ‘혁신 없이는 총선에서 이기기 힘들다’며 강하게 주장해 결국 그 안이 관철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공천혁신안은 아직까지도 최고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혁신특위가 제출한 공천안을 최고위원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최종 의결을 해야 하는데 현역 의원들의 눈치를 보며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공천 혁신’에 실패했던 과거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바른미래당의 상황은 어떤가.

더욱 황당하다. 한국당은 그나마 혁신특위에서 혁신안을 만드는 흉내라도 냈지만, 바른미래당 혁신위는 그것조차 하지 않았다. 당 혁신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검은 세력’의 요구에 따라 오로지 ‘당 대표 퇴진안’만을 만드는 황당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실제로 당초 2030세대로 구성된 젊은 혁신위원들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기성 정치인들의 개입으로 혁신안은커녕, 당권투쟁의 어린 홍위병 노릇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사실 혁신위는 민주당이나 한국당처럼 정치신인이나 청년, 여성, 장애인 등 정치적 약자들의 정계진출을 위한 혁신안을 만드는 일에 집중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이런 방안에 대해선 철저하게 외면했다. 특히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당원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투표로 비례순번을 결정하도록 할 수 있게 해달라는 혁신적인 제안이 SNS상에 넘쳐 났지만 이런 요구도 철저하게 무시당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안이 바로 ‘손학규 퇴진안’이다.

대체 왜 앞길이 창창한 젊은 사람들이 이런 추악한 행태를 보인 것일까?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은 지난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고자 한다"며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대해선 크게 분노를 느끼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당을 깨려는 검은세력’에 대해 "혁신위가 어떤 미래 비전, 당의 발전전략 이런 걸 내놓지 않고 계속 딱 하나의 단어, ‘손학규 퇴진’ 그 얘기만 계속 하는 분들이 혁신위 절반이었다. 그걸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젊은 혁신위원들 뒤에 있는 ‘검은 세력’이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고, 그 결과 당의 발전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혁신안은 외면당하고 ‘손학규 퇴진안’이라는 괴상한 안이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가 언급한 ‘검은 세력’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

아무래도 유승민 의원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실제로 유 의원이 자신의 측근 국회의원 두 명을 거느리고 주대환 전 위원장을 만나 퇴진안을 요구했다는 제보가 당 사무처에 들어 왔는가하면, 유 의원의 측근인 이혜훈 의원도 젊은 혁신위원을 만나 ‘손학규 퇴진안’에 대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주대환 전 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퇴진안을 요구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고, 이 의원은 혁신위원을 만난 사실과 퇴진안을 요구한 사실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그건 압력이 아니라는 취지의 해괴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런 상태라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희망이 없다. 한국당은 혁신을 반대하는 ‘검은 세력’인 현역의원들에 대해 대폭적인 물갈이 의지를 보여야하고, 바른미래당은 ‘검은 세력’인 유승민 일파와의 단절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단언컨대 ‘검은 세력’과 함께 하는 야당이라면, 그것이 한국당이든 바른미래당이든 내년 총선에서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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