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손학규의 길을 응원하는가.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7-30 12: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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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많은 독자들이 “왜 손학규 체제를 지지하느냐”고 묻는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그가 가는 다당제의 길은 비록 험난한 길이지만 정의로운 길이기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길을 응원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특히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언론인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책무다.”

사실 패권양당 체제에서 제3지대 정당을 지킨다는 건 생각처럼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고난의 연속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친문’, 자유한국당의 ‘친박’과 같은 거대한 패권세력에 맞서 싸워야하기 때문이다.

그 어려운 길을 손학규가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하나만으로도 손학규는 국민의 박수를 받을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면 현재의 패권양당제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양당제에선 서로 상대 당을 공격하고 헐뜯기만 해도 2등을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야당은 집권세력의 국정운영에 협조하기보다는 그저 ‘발목잡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게 되고, 여당은 협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야당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일방 독주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당제가 ‘막가파 야당’,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괴물을 만들어 내는 산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패권세력이 ‘국정농단’의 주범인 친박에서 ‘촛불시위’로 집권한 친문으로 바뀌었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구적폐’ 한국당에서 ‘신적폐’ 민주당으로 집권당의 간판만 바뀌었을 뿐, 박근혜 정권이나 문재인 정권이 하는 행태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역대 정부의 실패를 몰고 온 악습들을 현 정부가 그대로 답습하는 모양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한 '재공모→낙하산 임명' 방식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입맛에 맞는 사람을 기관장에 앉히기 위해 즐겨 사용했던 방법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 역시 이런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경우도 재공모 뒤 낙하산 인사가 임명된 패턴을 그대로 따랐다. 이런 유형의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비일비재했다.

더 은밀한 사례도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민주당은 청와대에 내부 침대ㆍ운동기구 등 구매내역이 쓰인 물품취득원장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가 “대통령 안위와 관계 된다”며 추가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민주당은 공식논평을 통해 “국민이 실소를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청와대가 다양한 자개(나전) 활용 기념품을 만들고 있다. 김정숙 여사와 나전칠기박물관을 운영하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 간 ‘커넥션’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해 야당이 청와대 내부 나전칠기 구매ㆍ대여목록을 요청하자 청와대는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통령의 경호ㆍ안전 등을 이유로 목록공개를 거부했다.

참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자신들이 적폐로 몰아세우는 과거 보수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정말 박근혜 정권과 문재인 정권은 ‘쌍둥이 적폐정권’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빼다 박은 듯 너무나 닮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패권양당제 탓이다. 거대한 양당이 서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현행 ‘승자독식’ 구조에서 패권양당은 모든 기득권을 누리게 된다. 그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면서도 서로가 닮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다당제가 안착돼야만 한다. 그러자면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돼야 하는데 한국당의 반대, 민주당의 미온적인 태도로 이 역시 쉽지 않다. 그런데 손학규가 목숨을 건 단식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었고, 결국 준연동형제가 패스트트랙에 태워지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다당제는 유권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각 정당은 선의의 경쟁체제를 갖추게 된다. 그로인해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손학규를 응원하는 건 인간의 당연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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