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믿고 기다려야

이영란 기자 / 기사승인 : 2013-06-10 17:57:4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정치·행정부장 이영란

“이대로 가다간 민주당 간판을 내리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백척간두에 운명을 맡긴 민주당 한숨이 갈수록 깊어지는 양상이다. 급기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을 포함할 경우) 10% 초반대의 지지율로까지 추락하면서 대표 야당으로서의 존재감마저 위협받는 지경이 됐다.


정부 여당이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특별히 잘하는 것도 아닌데 유권자로부터 민주당만 유독 미운털이 박힌 셈이다. 특별히 잘한 건 없지만 여전히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새누리당을 보면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을 민주당 혼자서 독박을 쓰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으로선 억울하다고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민주당 추락에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불신이 가장 큰 이유라는 건 두말할 여지가 없다.


거기에 민주당 불운(?)을 배가시키는 건 새 정치를 표방하며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존재다.


안 의원이 구체적인 새정치에 대한 ’뭔가’를 보여주지 않고도 기존 정치권을 불신하는 국민적 관심을 고스란히 받으며 급부상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굳이 배경을 따지자면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이 가장 큰 이유로 꼽아야한다. 실제 구체적 실체를 보여준 바 없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건 새 정치에 대한 국민열망이 그만큼 크다는 소리다.

이에 대해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존재감이 없는데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 같은 ‘외환’에 더해 당내 ‘동상이몽’들이 이런저런 꼼수로 지도부를 교란하는 행위도 민주당 사정을 어렵게 하는 주요인으로 지목할 만하다.


당내 제반 세력들이 저마다의 ‘몽상’에 따라 그나마 돌파구를 찾으려 사력을 다하는 당 지도부의 사기를 꺾는 모습은 새삼스럽지 않다. 이는 김한길 현 대표체제가 당권을 장악한 이후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와 무관하지 않기에 심각성이 더하다 할 수 있다.


실제 이들 가운데 몇몇은 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공공연하게 안철수 신당 지지를 커밍아웃한 상태다. 또 몇몇은 양다리 작전으로 눈치를 보며 힘센 줄을 고르는 모양새가 포착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지역정가가 사분오열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일부 민주당 인사의 경우,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을 굳이 감추려들지도 않는다.


실정이 이런데 민주당 지지율이 반등되기를 바란다는 자체가 넌센스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 겨우 출범 한 달을 맞는 당 지도부를 향한 볼멘소리는 수상하다.


“감동이 없다. 존재감이 없다”며 무엇을 위한 비난일까 싶을 만큼 지도부를 향해 집요하고 독한 ‘팀킬’을 날리는 의도를 짚어야하는 이유다.


더불어 김한길 대표의 고독한 처지에 대해서도 한번쯤 헤아려야 한다.


진정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사랑한다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감으로 사력을 다하는 당 지도부를 흔들기보다 전권을 준만큼 믿고 기다리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때다.


그나마 합리적 성품을 지닌 당대표, ‘김한길 체제’의 출범은 민주당에 마지막 남은 ‘희망의 불씨’일지도 모른다. 그 희망의 불씨를 살리려는 애처로운 노력이 민주당 내부 갈등으로 물거품이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새 정치, 따지고 보면 별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번듯한 제1야당이 존재해서 과반의석의 거대여당을 견제하고 우리 정치의 균형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구체성을 띤 새 정치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