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자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원영섭 / 기사승인 : 2018-01-21 10: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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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섭 법률사무소 집 대표 변호사
▲ 원영섭 법률사무소 집 대표 변호사
공산주의는 사상을 의미한다. 그 사람이 공산주의자라고 표현하면 그 사람이 공산주의라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상이란 마음속에 옳고 그름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이므로 눈에 보이는 어떤 행위로 추단할 수 있을 뿐이다.

심지어 보는 사람에 따라 외부에 나타난 행위가 어떤 사상에 기인했냐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다. 결국 누가 공산주의자인가라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평가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자의 마음을 기준으로 한다.

사실과 평가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재판이다.

재판은 증거로 인정된 사실을 보고 법적 평가를 내린다.

누군가 탁자에 있는 지갑을 가지고 갔다. 그 사람이 자기것인지 착각하고 가져간 것이라면 절도의 고의가 없어 무죄다.

남의 것인줄 알면서 가져간 것이라면 절도의 고의로 유죄다. 그러면 마음속 생각인 고의가 있는지 없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좌우를 두리번 거리는 행위, 자기 주머니 속에 이미 자신의 지갑이 있다는 사실 등 제반 외부 상황으로 추단한 의견이며, 궁예의 관심법으로 그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고 얻은 결론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공산주의가 비록 망했지만 자본주의에 대한 보완 논리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 주장은 공산주의자의 주장인가 자본주의자의 주장인가? 이도 저도 아니면 수정자본주의자의 주장인가?

주장하는 자의 마음이 어떤지는 본질적으로 불명확하고, 그 마음이 어떨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자의 마음속 기준도 본질적으로 불명확하다.

다만, 우리는 평가를 내릴 뿐이고, 이는 ‘평가’가 사실이 아닌 각자의 내심에 판단, 즉 마음 속 생각에 오롯이 달려 있음을 전제한다.

그래서 명예훼손죄는 평가나 의견을 처벌하지 않는다.

오로지 사실의 적시만을 처벌한다. 평가나 의견을 처벌한다는 것은 순수한 마음속 생각을 처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마음 속 생각을 처벌할 수 없는데, 어떻게 그 마음 속 생각에 대한 나의 마음 속 생각을 처벌할 수 있겠는가?

법원이 이석기를 내란음모죄로 처벌한 것은 그 마음의 생각만으로 처벌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사실로서의 행동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칭한 발언이 허위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재판정에서 다퉈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파시스트로 지칭한 것에 대해 의견에 불과하고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고 한다.

도대체 ‘사실’은 무엇이고 ‘의견’은 무엇인가? 사실과 의견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힐 재판부의 판결문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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