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폼페이오 4차 방북 취소... 왜?

이진원 / yjw@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8-29 1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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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노동신문 “판문점선언이행 다그쳐라” 압박
김영철 “비핵화 협상 결딴날 수도” 협박 편지

[시민일보=이진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갑작스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한 것은 북한이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에 호응하지 않으면 비핵화 협상 판을 깰 수 있다고 협박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도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며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자주통일, 평화번영을 위한 역사적 선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족의 화해·단합과 통일로 향한 현 정세 흐름을 계속 추동해나가자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다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과 남은 외세가 아니라 우리 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쳐 나라의 통일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민족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야 불신과 대결을 해소하고 북남관계 개선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역사와 현실을 통하여 확증되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은 우리와의 '비법적인 거래'라는 것을 구실로 내 대며 다른 나라 기업들에 대한 추가제재를 발표했다"며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가로막으려는 내외 반통일세력의 책동은 우리 겨레의 단죄 규탄을 면할 수 없다"고 미국을 맹비난했다.

북한의 대외용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도 이날 '가슴 아픈 전례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의 좋은 분위기를 발전하는 대세의 흐름에 맞게 더욱 승화시켜나가자면 판문점 선언에 밝혀진 대로 우리 민족끼리의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고 온 민족이 힘을 합쳐 내외 반통일세력들의 책동을 단호히 짓부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미관계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별로 없다.

실제로 2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핵화 협상은 다시 위기에 처해 있으며(at stake) 결딴이 날 수도 있다(may fall apart)”고 경고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지난 27일 칼럼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금요일(방북 취소를 발표한 24일) 오전 김영철로부터 비밀 서한을 받았으며 백악관에서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어 “메시지의 정확한 내용은 확실치 않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으로 하여금 방북을 취소하게 결정할 만큼 충분히 호전적(sufficiently belligerent)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넘어 평화협정까지 들고 나온 것이다.

평화협정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알리는 공식 선언으로 북한을 정상 국가로 인정하고 체제를 보장한다는 미국의 약속이다. 평화협정을 통해 북·미 수교가 가능해질뿐만 아니라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면 주한미군 주둔 등도 논의 대상이 된다.

연내 종전선언은 단순히 정치적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남북이 이미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이지만 평화협정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평화협정은 종전선언과 달리 법적 구속력을 지니며, 북한을 사실상 국가로 인정한다는 뜻으로, 한반도의 안보 지형도 완전히 달라진다.

남북관계가 공식적인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전환될 수 있고, 정전체제의 관리자였던 유엔군사령부의 지위 변경도 불가피하다.

이 같은 CNN 보도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친서가 전달됐다는) 기사의 진위 자체를 판단할 위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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