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보수가 살길은 한국당 해체다

고하승 / 기사승인 : 2018-10-16 12: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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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16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싸늘한 표정이 각 언론사 사진기자들에게 포착됐다.

그 한 장의 사진은 현재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간극이 얼마나 크게 벌어져 있는가를 가늠하기에 충분했다.

실제 한국당 지도부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손 대표의 반응은 냉담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전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와 외교·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 큰 틀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국가적 위기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손 대표와 빨리 만나서 우리끼리는 '분열 대신 연대'라는 원칙 아래 공동 대여(對與) 전선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대를 위해 최대한 우리를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도 "바른미래당과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갖고 싸울 생각이 전혀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서둘러 손 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특히 김 사무총장은 "야권 통합을 위해 한국당은 당명 개정, 지도 체제 변경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에겐 한국당과의 통합이란 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바른미래당이 중도개혁정당으로 우파를 통합하고 새롭게 정치구도를 바꿔나갈 중심적인 정당"이라며 "만약 우리 당에서 수구보수로 갈 사람이 있다면 가라"고 강한 어투로 말했다.
평소 손 대표의 점잖은 성품을 감안하면 이 같은 발언은 꽤나 수위가 높은 발언이다.

대체 손 대표는 왜 한국당의 러브콜에 대해 이토록 매몰차게 반응하는 것일까?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손 대표는 "나는 한국당이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라고 본다“며 ”한국당은 촛불 혁명의 대상. 적폐청산의 대상"이라고 규정했다.

물론 손 대표의 이 같은 지적이 조금 과한 측면은 있겠지만,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지금 한국당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중도 성향의 지지층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새누리당 시절에는 40%를 상회하던 정당지지율이 지금은 중도 층 이탈로 인해 고작 20%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을 뿐이다. 그게 한국당이 처한 위기의 본질이다.

따라서 한국당은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해 생각을 ‘좌클릭’ 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가고 있으니 문제다. 실제로 한국당은 “보수통합을 하자”며 ‘우클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시대흐름을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그렇다.

황 전 총리는 가장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컸던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사람이다. 따라서 그가 한국당에 들어오면 오른쪽으로 무게가 더 실릴 수밖에 없다. 오세훈 전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2011년에 시장 직을 걸고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강행할 만큼 아주 강경한 보수파다.

심지어 전권을 부여받은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은 대한애국당 등 태극기부대를 보수 통합대상에 포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 전 위원은 전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그분들(태극기부대)을 극우라고 하는데 극우가 아니다”며 “(그분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던 그룹들이다. 그러면 우리 보수 세력에서 앞으로 제외할 것이냐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보수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우클릭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당의 우클릭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결국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진보진영의 정의당처럼 ‘보수 정의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중도개혁정당’을 표방하고 나선 손학규 대표가 ‘극우 보수’의 길을 가고 있는 한국당과 통합을 할 가능성은 0%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사실 보수 진영이 살길은 ‘보수통합’이 아니라 세계사적 흐름에 맞춰 ‘좌클릭’하거나, 아예 한국당 해체를 압박하는 것뿐이다. 뜻 있는 보수진영 인사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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