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 입장 밝혀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8-11-21 15: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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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여야 5당 대표 만찬 자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말 바꾸기를 했다는 것이다.

사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통령선거 공약이었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2016년 총선 공약이기도 했다. 특히 이 대표 스스로 민주당이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민심을 왜곡시키는 현행제도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연동형비례제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으니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오죽하면 민주당 출신의 문희상 국회의장마저 이 대표에게 “지금 지지율이 총선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제도를 좋게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지 유·불리로 따져선 안 된다”고 발끈했겠는가.

이 같은 비난여론에 이 대표는 "(내가 연동형 비례제에 반대한다는 것은) 잘못된 보도"라며 발뺌하는 모습을 보였고,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민주당과 이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반대한다는 일부 언론 기사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이다.

당시 국회의장 만찬에 참석했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석상에서 "이해찬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부부동반 만찬 자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발언했다"며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고 이 대표의 발언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민주당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민심왜곡을 바로잡는 제도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하지 않는 게 얼마나 나쁜 행위일지 알기 때문에 이 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사실 현행 소선구제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양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20대 총선만 보더라도 정당투표에서 각각 25.5%, 33.5%를 득표한 민주당과 한국당이 차지한 의석수는 41%와 40.7%에 달했다. 심각한 민의 왜곡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각 정당이 얻은 득표율만큼만 의석수를 가져가도록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된다.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의 차이가 클수록 국회의원의 대표성이 약화되고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건 상식이다. 그래서 유권자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사표가 사라지고 유권자 행사한 모든 한표 한표가 의석수 배분에 기여하는 ‘소중한 한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제도가 정의이고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민주당은 옳고 그름보다는 유.불리를 앞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게 그토록 ‘적폐청산’과 ‘정치개혁’을 부르짖던 민주당의 모습이라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지금 민주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반대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소선거구제+권역별 비례제’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선거제도를 그대로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이 제도로는 결코 ‘민심왜곡’을 바로잡을 수 없다. 실제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지난 10월 총선에서 자민당이 33.28% 정당 지지율로 284석, 61%의 의석을 차지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는가.

민주당은 국민 앞에 솔직해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찬성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국민들 앞에서 ‘권역별비례대표제’라는 어려운 용어를 써가면서 마치 자신들도 ‘연동형비례대표제’ 비슷한 것을 시행한다는 느낌을 주려 하는 것은 ‘대국민 기만’이자 ‘사기극’에 불과할 뿐이다.

경고하거니와 민주당의 강세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조기레임덕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행 선거구제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자유한국당이 정당 득표율을 훨씬 웃도는 의석을 가져가는 비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문재인 대통령 선거공약과 20대 총선 공약이었던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나설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득권 유지를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열을 올리는 한국당도 문재인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견제하기 위해 과감하게 기득권을 내려놓고,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추진하는 야권대열에 합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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