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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 만난 개혁3법’민주당 의원 이상수
  • 시민일보
  • 승인 2002.01.29 19:47
  • 입력 2002.01.2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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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국민의 정부 출범 후 3년이나 끌어오던 개혁3법을 원내총무 6개월째 만에 통과시키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다. 당시 제정된 국가인권위원회법·자금세탁방지법·반부패기본법 등 개혁3법은 인권을 보호·신장하고, 부정부패를 막는 견인차 역할을 할, 대표적인 개혁입법이었다.

그런데 당시 그 개혁3법은 실로 인내와 타협의 결정판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찬성 137대 반대 133으로, 반부패기본법이 135대 126으로 아슬아슬하게 국회에서 통과된 것만 보더라도 그 입법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난관이 많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당내의 의견조율을 거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고, 문제점을 제기하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정부를 설득하는 것도 힘들었다.

또한 관련 시민단체는 정부와 대립상을 보이며 강한 주문을 하여 그들과 타협점을 찾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나아가 자민련을 설득해서 공동보조를 취하고, 갖가지 이유를 들어 입법을 지연시키려드는 한나라당을 표결과정으로까지 끌어들이는데도 끝없는 인내와 타협이 필요하였다. 당시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당내는 물론 정부, 시민단체, 자민련, 한나라당 등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과 무수한 대화와 인내를 통한 타협을 해야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가 개혁3법에 대해 ‘핵심이 빠진 기대에 못미치는 입법’이라는 평가를 할 때는 무척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시민단체는 이상적인 법을 추구하겠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들의 주장을 한꺼번에 전부 수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비자는 인물을 조각할 때 처음에는 ‘코는 크게, 눈은 작게’ 조각하라고 했다. 처음부터 코를 작게 조각하면 키울 수 없고 눈을 크게 조각해 버리면 작게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도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현실을 고려하여 낮은 차원에서 시작하다가 점차 시행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고쳐 나가면 될 것이다.

내가 민주당의 제1정책조정위원장으로 있을 때 제정한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등에관한법, 의문사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도 처음에는 시민단체로부터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나름대로 잘 시행되고 있으며 의문사법은 한차례 개정하여 문제조항을 수정하기도 했다.

나는 개혁3법을 통과시키면서 각 이해단체와 100번 이상을 만났다. 그래서 나는 개혁3법을 “100번 만난 개혁3법” 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 법들을 통과시키면서 이해당사자간의 대화와 토론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가를 새삼 절감하였다.

의문사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에 대해 마지막 절충을 할 때의 일이다. 고 박종철군의 아버지 박기정 선생께서, “이 타협안은 우리를 60% 정도 밖에 만족시켜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겠다. 그 동안 진지하게 대화에 응해주어 감사하다”라고 말했을 때 나는 가슴이 찡하였다. 지금도 무려 422일 동안이나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다가 법통과 후 기뻐하며 떠나던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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