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니스트 이숙현씨는 2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이날 사실상 신당창당을 공식 선언한 것에 대해 “만약 기존 정치인 일색이라거나 참신함, 무엇보다 파격이 없다면 아무리 '새정치'를 말해도 유권자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하면서도 시기를 못 박지 않는 이유에 대해 “먼저 시기의 문제다. 내부에서는 지방선거 전에 창당을 하느냐, 아니면 총선을 겨냥해 창당을 하느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아주 현실적인 문제, 즉 인물 영입 문제다, 일각에서는 비중 있거나 참신한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창당 일정을 뚜렷이 밝히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안철수 신당 창당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시각에 대해 “민주당 입장에서 안철수 신당은 이미 ‘예고된 위기’였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안 썼거나 새누리당과 싸우느라 바빠서 미처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민주당 내에서 백가쟁명식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친노 일각에서는 안철수 의원의 '민주당 입당론'을 언급하기 시작했고, 일각에서는 이른바 '헤쳐모여식 통합신당(민주당+안철수 신당)론'을 말하고 있다. 또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호남에선 경쟁을 하되 다른 지역에서는 연대를 해야 한다는 2단계 전략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서울시장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이계안 전 의원이 탈당계를 낸 것에 대해 “이틀 전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조만간 안철수 의원 쪽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류근찬 전 의원도 26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 의원 측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이고, 3선의 김효석 전 의원도 꾸준히 (합류인사로)거론된다. 김 전 의원은 전남지사 후보군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들이 현역의원들은 아니지만 민주당으로서는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김부겸, 정장선, 김영춘 전 의원과 새누리당 출신 김성식, 정태근, 홍정욱 전 의원 등이 안철수 신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철수 신당 파괴력에 대해 “지난 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37.9%, 신당 27.3%, 민주당 12.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의 두 배를 넘는 수치(신뢰도 95% ± 오차범위 3.7%포인트)다. 또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의 성과에 대한 예상은 ‘민주당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응답이 36.6%로 가장 높았다. 지금까지는 여론조사 결과는 안 의원 측으로서는 고무적인 내용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당 파괴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제3당이 크게 성공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현실이 비관적인 전망에 한몫을 하고 있다. 암초가 없을 수 없다. 일단 민주당 지지자들과 안철수 의원측 지지자들이 상당부분 겹치는 게 사실이다. 양측이 결국 일정부분 제로섬 게임을 해야 하는 운명”이라며 “이번 조사를 보면, 신당 지지 이유로 '현재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는 답변이 41.6%로 가장 많았고, '새로운 정당에 대한 기대감 ’이 34%로 뒤를 이었다. 안철수 세력이 좋아서 지지하기보다는 기존정당이 못해서 지지한다는 비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이른바 순도 100%의 ‘묻지마 지지자’들은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민주당 혹은 기존정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숫자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철수 신당 측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독자후보를 내는 문제에 대해선 “안 의원 측에서는 가장 머리 아픈 일일 테지만 반대로 팔짱끼고 구경하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가장 흥미 있는 지점”이라며 “서울시장의 정치적 상징성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있다. 안 의원 측 입장에서는 본인이 지지한 박 시장 얼굴을 보면서 후보를 내기도 애매하고, 민주당과 연대 없이 독자세력화를 모색한다면서 서울시장 후보를 안 내는 것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민주당과 눈빛교환을 통해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에 후보를 안내는 대신 다른 수도권지역에 후보를 내는 방법도 정치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럴 경우 결국 ‘연대’의 딱지는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래저래 딜레마”라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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