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을 더 생각해야"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경기도교육청과 한국교총이 ‘9시 등교 도입’ 문제에 이어 ‘상벌점제 폐지안’을 두고도 강하게 맞붙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1일 ‘상벌점제 폐지’ 방침을 내놓았지만 이에 대해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오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실제 학생들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있어서 학생을 통제의 대상이나 규제의 대상으로 보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오히려 그것보다는 학생들을 더 사랑으로 감싸고 잘 인도하고 학생들 교육을 보다 더 유연하게 한다는 것이 필요하지, 상벌점을 줘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도입 배경을 밝혔다.
그는 “상벌점제가 만들어진 것이 과거 체벌하던 것을 없애고 대신 상벌점제를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2009년 3월부터인데 한 5~6년 동안의 성과를 보면 이것이 오히려 선생님들에게 강한 스트레스를 주고 학생들에게도 별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지도가 어렵지 않겠는가’라는 반대측 입장에 대해서는 “학생지도라는 것을 우리가 흔히 통제의 수단이라든가 관리의 수단으로 본다면 문제가 있다”며 “작은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로부터 모욕을 당한다든가 수업방해를 받는다면 그건 또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학교 교실에서 즉각적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이 학생들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상담시스템을 만들고, 이것을 즉각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서 담임선생님들이나 혹은 교과과목 선생님들에게 불편을 드리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상벌점제로 유호하게 문제를 해결해 내지도 못했다. 오히려 훨씬 더 학생들에게도 이상한 편견을 갖게 되고 선생님과 학생들간의 갈등만 만들어낸다”며 “이것을 폐지함으로써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상당히 자유롭게 오히려 다른 대안을 교실에서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고, 교실내의 어떤 위험한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별도의 안으로 지금 저희가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2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시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정 교육감은 학교의 현실을 잘 모르시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안 회장은 “(이 교육감은)대학교 총장도 하셨는데 대학ㆍ고등교육과 의무교육인 초ㆍ중등교육은 매우 다르다”며 “특히 1:1을 지도하는 교육의 이상향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1:30~40을 추구하기 때문에 반드시 그 학생에게는 단기적으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교육은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을 해야 되는데, 그래서 상벌점제도가 갖고 있는 역기능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갖고 있는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을 더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물론 상벌점제도는 끊임없이 발전돼 나가야 한다. 제도를 없애고 새로운 대안도 없이 그냥 교육감님께서 이래라
저래라 지시, 명령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을 만들고 있다는 경기도교육청의 입장에 대해 “상벌점제도의 역기능을 좀 더 보완하는 제도를 고민해보자고 현장 교원과 함께 가는 교육감님이 되셔야 할 것”이라며 “대학교 총장 하시다가 갑자기 오셔서(이런 정책을 내놓으면) 수백개 초ㆍ중등학교, 더 나아가서 전국적으로는 1만2000개의 초ㆍ중ㆍ고등학교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직선제 교육감님들은 교육감님이 되셔서 공부를 하셔야 한다. 학교 현장 공부를 좀 하신 후에 바로 제도를 내놓으셔야 하는데, 어떤 교원 주변의 참모가 이게 좋다, 또 이런 관점에서 이것을 이렇게 하자고 하는 것을 조금 더 경청하시고 학교 현장을 고민하는 교육감님이 되셨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