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농부 정은식 씨의 ‘사자 발 약쑥’ 예찬론

문찬식 기자 / mc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10-30 10: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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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찬식 기자]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마리 농장’에 3대째 가업인 ‘사자 발 약쑥’ 농사를 짓는 젊은 농부가 있다. 그는 정은식 씨로 올해 32살. 요즘 시골이나 농촌에선 60대도 애 취급하니 32살은 어려도 한 참 어린 나이이다.

청년실업문제, 농촌경제 활성화 등을 몸소 실천하는 정은식 대표를 소개한다. 어린 그가 예부터 나라님께 진상 올리던 강화 특산물 가운데 최고로 쳤던 사자 발 강화 약쑥을 재료로 진액, 조청, 떡 등 가공식품들을 개발해 입소문과 함께 호평 받고 있다.

그로인해 올해 6월, 9월 2차례에 걸쳐 공영홈쇼핑에 진출해 강화약쑥송편 완판기록을 세우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오는 11월에도 앵콜 방송을 하기로 기획돼 있다. ‘똑 같이 재배하는 농작물도 생각을 달리하면 부가가치를 높일 방법이 보인다’고 말하는 그도 처음부터 가업을 이은 건 아니었다.

20대 청년 정은식은 시행착오와 방황의 연속이었다. 잠시 직장생활도 했지만 잦은 야근에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웠다. 일찍 독립해 도시에서 세차장과 빈대떡 장사도 했다. 모두 접긴 했지만 장사가 잘 안된 건 아니었다. 가게 열고 열심히 해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자 가게 주인들이 월세를 왕창 올렸다.

곰곰이 생각하다 결국 자영업은 진정한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미련 없이 손을 털었다. 그 즈음 일손 부족한 부모님을 찾아 간간히 도와줬고 부모님들은 그런 아들이 내심 반가웠지만 창창한 아들의 장래를 생각해 붙잡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해 여름 큰 수해로 어렵게 증축한 농가 시설물들이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고 놀래서 달려간 은식씨 눈에 망연자실 주저앉은 아버지, 어머니 모습이 들어왔다.

그는 바로 그때 결심했다. “그래 내 고향, 내 땅에서 아버님 따라 올곧게 농사를 짓자” 그간 어깨 너머로 늘 봐왔지만 본격적인 농사는 젊은 그에게도 육체적으로 버거웠다. 도시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그리워 집을 나섰다 간신히 참고 발길 돌린 적도 여러 번이었다. 서툰 그를 미심쩍어 하던 아버지도 군소리 않고 일 배우는 아들을 차츰 신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버지 뒤를 따르며 몇 년이 흘러 약쑥을 키우고 거둬 숙성까지 혼자서 해낼 수 있게 됐을 무렵 그는 아버지께 식품가공 사업을 제안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즉흥적 발상은 아니었다. 은식씨는 사실 그간 사자 발 약쑥의 본격적인 사업화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 온 터였다. 여성 질환과 수족냉증, 위장병 개선 등 사자 발 약쑥의 다양하고 탁월한 효능을 주목한 그는 강화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대학 원에작물학과, 방송통신대학 농학 학사를 취득하며 보다 깊이 있고 체계적인 사업구상을 했던 것.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갈수록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유기농 사자 발 약쑥을 재료로 건강식품을 만들면 사업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들의 제안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아버지도 흔쾌히 사업추진을 허락하자 은식씨는 바빠졌다. 사업 구상만 수년간 해온 터라 당장 만들고 싶은 제품들은 많았지만 자금과 생산설비 구축 한계로 처음엔 마음과는 달리 제품 종류와 생산량도 미미했다.

그러나 생산량이 적어도 고집스럽게 농약 한번 치지 않고 마리농장에서 재배한 사자 발 약쑥을 수년간 숙성시켜 약쑥 떡, 약쑥 식혜, 약쑥 조청 등을 만든다고 알려지며 2~3년 전부터 해마다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덩달아 온 가족이 바빠지자 마리농장은 각자 역할분담을 명확히 나눠 업무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며 점차 기업형태를 띠어가고 있다. 아버지는 사자 발 약쑥 종자 보호와 연구를, 어머니는 생산을 맡고 은식씨는 경리회계, 마케팅 홍보, 판로개척, 직원관리 등 다역을 하고 있다.

아직 ‘마리농장’이란 브랜드 인지도도 약하고 판로도 부족하다. 그러나 은식씨는 헛심만 쓰고 남 좋은 일만 시켰던 지난 시절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했다. 매출 증가 등 스스로 세운 목표들을 하나씩 달성하는 성취감과 또 그 속에서 가족 유대감이 한층 강해지는 걸 확인하고 느끼는 건 더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일만 하는 청년 농부는 아니다. 특히 바삐 일하다 커피 한잔 들고 잠시 숨을 고를 때의 짧은 시간이 그에겐 가장 소중하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사방 고요하고 고즈넉한 시골풍경 속에서 지금과 미래의 자신을 생각하곤 한다. 가업 잇는 청년 농부로 출발해 지난 수년 간 온 힘껏 뛰어 지금 촉망 받는 영농 후계자로 나아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해 가는 청년 사업가로 발돋움해 가는 그이지만 아직 이루고자 하는 꿈이 많다. 특히 암과 위장병, 부인병, 수족냉증, 생리불순, 생리통에 좋고 면역력 증진, 혈행 개선 효과도 있는 사자발 약쑥을 이용한 다양한 건강기능제품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에 식품 기술사를 취득하려는 것도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해서이다. 이런 노력이 순조로이 진행되면 내년에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해 2020년 정도엔 100억 원대 이상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년배의 젊은이들에게 ‘금 수저다 흙 수저다 말들 많지만 농사처럼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도 잘 찾고 연구하면 뜻밖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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