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원 댓글조작 파문, 갈수록 눈덩이...팬클럽의 변심?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4-26 10: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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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시험용'이라더니 사전준비 철저... 자체서버까지
드루킹 '회계기록 매일 삭제' 지시...경찰, 자금흐름 추적 급물살
인사청탁 창구역할 김경수 의원 전보좌관, 내주 피의자로 출두
문 대통령 팬클럽 ‘달빛기사단’도 댓글 조작 프로그램 사용 정황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원 댓글 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의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이 댓글 공감 수 조작을 위한 매크로(반복 실행 자동화 프로그램) 실행을 위해 자체서버까지 갖춘 사실이 26일 확인됐다.

이와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김씨 일당이 매크로를 실행할 수 있는 서버를 자체적으로 구축했는데, 서버를 이용하면 저절로 해당 댓글의 ‘공감’ 클릭 수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버까지 두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린 것은 단순한 시험용이 아니다”라며 “효율적인 댓글 조작을 위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15일 경공모 회원이 단체 대화방에 올린 매크로 프로그램을 내려 받아 이틀 뒤인 17일, 댓글 조작 테스트 용도로 썼다는 드루킹 진술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실제 경찰은 이들이 준비한 서버 기능이 수 작업을 자동 반복하는 기존 매크로 프로그램보다 더 효율적이고 우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서버에 허위 조작 신호를 보내 정상 신호인 것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서버 구축 시기와 조직 내 기술자 등 담당 인력, 실제 이 서버를 통해 네이버 쪽에 전달된 조작 신호가 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또 경찰은 지난 24일 느릅나무 출판사의 세무 업무를 담당한 회계법인과 세무서를 압수수색한 결과, 느릅나무 담당 회계사가 드루킹이 주도하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인 것으로 드러나자 출판사 회계장부와 세무서 신고자료 등을 확보해 활동 자금 출처와 용처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앞서 느릅나무에서 회계업무를 맡은 김모씨(필명 파로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루킹 지시로 2016년 7월부터 금전출납부와 일계표를 매일 엑셀파일로 작성해 회계법인에 보낸 뒤 파일은 즉시 삭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결찰 조사에 따르면 느릅나무에서 급여를 받으며 상근으로 일한 직원은 8명이고 이들은 경공모 카페도 함께 운영했다.

느릅나무가 경공모 자금을 끌어다 썼다는 진술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느릅나무 회계자료를 분석하면 전체 자금 출처와 배후 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찰은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보좌관 한모씨도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다. 한 전 보좌관은 드루킹이 주일 대사와 오사카 총영사 등의 인사청탁을 할 때 창구 역할을 한 인물로 김모씨(필명 성원)로부터 지난해 9월 500만원을 받은 뒤 김씨 구속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되돌려줬다.

경찰은 정치권과 드루킹 일당이 금전 관계로 긴밀히 얽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할 방침이다.

또한 법원은 구속수감 돼 있는 김씨에 대해 변호인을 제외한 외부인의 접견 및 서신 교류 금지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김씨가 서신 등을 통해 외부에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법원에 접견 금지를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게다가 드루킹 외에 문재인 대통령 팬클럽인 ‘달빛기사단’도 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사용한 정황이 나왔다.

'달빛기사단'은 문재인 대통령의 성인 '문(Moon·달)'과 기사단을 합친 말로 인터넷에서 조직적으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최강의 팬클럽으로 알려진 모임이다.

자유한국당이 경공모 회원의 제보를 받았다며 공개한 드루킹과 회원들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따르면, 드루킹은 '이번 일 대응방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달빛 쪽 매크로 프로그램도 있어서 달빛 쪽에서 우리를 계속 공격할 경우 그것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드루킹 발언이 달빛기사단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는 가운데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달빛기사단이 매크로 사용했는지 여부도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앞서 "경인선 블로그는 '아이디 초뽀'님의 소유인데, 초뽀는 현직 달빛기사단"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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