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적 보이스피싱 활개… 올 상반기 피해규모 ‘1802억’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12-03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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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결제 문자메시지… 검찰 사칭 사이트…
금감원 “기관 직접확인” 당부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스마트 시대에 접어들며 최근 가짜 검찰 홈피 등 다양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활개를 치고있어 주의를 요한다.

2일 금감원 광주·전남 지원에 따르면 신종 보이스피싱은 악성코드가 심어진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도록 유도해 금감원 등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사기범에게 연결되도록 하거나,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등 SNS 대화창에서 지인을 사칭하거나 결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신종
기법들이 결합된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보이스피싱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의 심리를 악용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수수료 등을 챙기는 ‘대출 빙자형’, 검·경이나 금감원 등을 사칭해 돈을 가르치는 ‘정부 기관 사칭형’ 등으로 대표된다.

기관별로 예방 홍보 활동을 하고 있으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15년 2444억원, 2016년 1924억원, 지난해 2431억원, 올해는 상반기에만 1802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광주에 사는 A씨는 지난 8월 모 캐피털 회사 직원을 사칭한 사람의 전
화가 걸려와 “기존 저축은행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 주겠다”며 휴대전화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이에 A씨는 대출 진행 경과를 확인하려고 저축은행에 몇 차례 전화했으나 앱에 심어진 악성코드 탓에 전화는 매번 사기범에게 연결됐다.

진짜 금융기관으로 생각한 A씨는 전환 대출이 거절돼 업무 처리에 필요하다며 사기범이 500만원을 요구하자 계좌로 돈을 입금했다.

사기범은 이어 대출 이자 감면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공탁금을 예치해야 한다며 350만원을 추가로 받고 허위의 금감원 공문까지 찍어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검사를 사칭한 전화를 받고 “대포통장 사건에 연루됐으니 자산 보호를 위해 통장의 돈을 모두 인출해 전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사기범은 수사공문을 보여주겠다며 가짜 지방검찰청 홈페이지 접속을 유도해 ‘나의 사건조회’ 메뉴를 클릭하도록 했다. 이 메뉴 이외의 다른 메뉴들을 클릭하면 실제 검찰 홈페이지 해당 메뉴로 접속되도록 설정해뒀다.

이외에도 금융감독원 대표번호(1332)로 전화하면 사기범에게 연결되는 악성 앱이 등장하는가 하면 가짜 결제 문자메시지, 가짜 금감원 사이트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통화 상대방의 소속 기관, 직위, 이름을 물은 뒤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에 직접 전화해 진위를 확인하는 게 좋다”며 “저금리로 신규·전환 대출을 해준다거나 앱 설치를 유도하면 신중히 대처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메시지도 보는 즉시 삭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에 따른 통신장애 관련 보상을 악용한 전화금융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KT는 “보이스피싱에서는 화재지역 일반전화 고객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보상에 대한 설명을 듣기를 원하면 0번을 누르도록 하는 등 고객들의 돈을 편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개별 전화로 고객들의 금융 정보 입력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보이스 피싱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SK텔레콤이 2014년 3월 통신장애 사고를 당했을 때도 보상을 위해 전화한 것처럼 위장
해 고객 휴대전화번호, 계좌번호, 카드정보 등을 빼내는 불법 보이스피싱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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