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지도 공무원, 북한군 총격에 사망...정부 "월북 시도했다"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9-24 11: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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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믿을 수 없다”...문 대통령 ‘종전선언’ 때문에 조처 미뤘나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서해 소연평도 어업 지도에 나섰다가 실종된 공무원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했다는 정부 발표에 24일 국민의힘이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 내용과 연계시키는 강성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 김종인 위원장은 “우리 국민이 피살당한 중대 사건인데도 정부가 깜깜이로 모를 수 있는지 답답하다”며 "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 운운한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지난 22일 제75차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국제 사회에 지지를 호소한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성일종 비대위원도 문 대통령의 유엔 기조연설을 위해 정부가 조처를 미뤘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성 비대위원은 “우리 국민이 죽어가는 와중에도 정치적 이득을 위해 무책임한 말을 해도 되느냐"며 "청와대는 언제 (피살사건을) 인지했고 회의를 열어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종전선언 하자고 했는데 북한은 우리 국민을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그 선원은 왜 북한에 갔는지, 북은 왜 그 선원을 총살했는지 등 상식적으로 납득 되지 않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어업 지도 중이던 공무원이 자진 월북 후 북한 총격으로 사망, 화장당했다? 이걸 믿으라고?”라며 “목적, 사망 경위, 화장 경위 모두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아이가 둘 있는 40대 해양수산부 공무원 가장이 어떤 연유로 혼자 어업지도선을 타고 월북했다고 단정하는 것인지 국민적 의혹은 커져가고 있다”며 “꽃게 조업 지도를 하다 북한 어민 또는 군인들에 의해 피격을 당한 것은 아닌지, 표류했다가 피살당한 것은 아닌지 등 다른 가능성은 언급조차 없다”고 정부 발표를 비판했다.
김근식 당협위원장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짝사랑에 대해 김정은은 한국인 총격사살로 화답했다"면서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한국 공무원에 대해 조준사격하고 시신마저 화장해 버렸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상이라면 그를 구조해서 보호격리하고 코로나 검사후 입국수용하든지 남쪽으로 추방하는게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인데도 정부당국은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른 것으로 북의 조치를 양해하는 분위기"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게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태도냐"라며 "국민도 지키지 못하면서 북한사랑만 하는 것이냐"고 질책했다. 


이번 북한군 피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는 두 자녀를 둔 평범한 40대 가장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 관계자는 “월북해야 할 이유가 없는 공무원 가장을 아무런 근거 없이 월북으로 단정하는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가 없다”며 “국민의 안전보다 대북관계 만을 의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21일 낮 12시51분께 소연평도 남쪽 2㎞ 해상에서 A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군은 22일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실종 추정 장소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10여㎞ 떨어진 지점이다. 


군경은 실종 해역에 대한 수색을 벌였지만, 어업지도선 선미에 나란히 놓여 있던 A씨 샌들만 발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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