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이트 수사냐 ‘수사 방해’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9-29 10: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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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이 민관 공동개발이라는 가면을 쓰고 실제는 특정 개인에게 일확천금을 안겨 준 특혜사업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지만, 특검을 피해 가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수사를 빙자한 사실상의 ‘수사 방해’로 별다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검사 출신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9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가 대장동 사건을 다루는 걸 보면, 사건을 이리저리 찢었다. 이건 수사를 못 하게 방해할 때 하는 수법"이라며 "이건 수사 의지가 없을 뿐 아니라 수사 결과도 믿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래서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 홍세욱 상임대표도 "검찰과 경찰이 모두 수사에 나서면서 국민에게는 정부가 진상규명에 애쓰는 것과 같은 인상을 주려는 것 같다"라며 "그러나 검찰과 경찰이 따로 수사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이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특검 도입을 피하려는 꼼수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의혹들에 대한 수사는 현재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세 갈래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를 주축으로 특수팀을 만든다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특수팀은 전국 검찰청에서 3~4명의 검사를 파견받아 꾸려질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애초 관련 의혹을 대상으로 한 고발장이 다수 접수된 후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 여부를 논의했으나 직접 수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경찰에는 의혹의 핵심인 '대장동 사업 사업자 선정과 인허가 과정'을 대상으로 수사할 주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찰도 화천대유 관련 수사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시민단체들이 고발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및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원 수수 의혹 등 2건을 전날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했다.


서울 용산경찰서가 내사 중이던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 내역 역시 경기남부청으로 이첩됐다. 경찰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와 관련한 수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공문을 받고서도 이 사건을 5개월이나 뭉개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공수처 역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수사 착수를 검토 중이다. 전날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곽 의원과 곽 의원 아들을 뇌물수수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장동 게이트’라는 하나의 사건을 놓고 검찰과 경찰, 공수처 등 3개의 수사기관이 동시에 수사에 들어가는 기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외형적으로는 마치 모든 수사기관이 전방위적으로 수사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수사역량이 결집 되지 않은 탓에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수사기관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건만 골라 수사하는 일이 발생할 개연성도 다분하다.


특히 현재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행정기관인 검경이 여당 소속인 이재명 지사를 대상으로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기 어렵다는 건 상식이다.


따라서 특검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무법인 ‘민주’소속 서정욱 변호사는 "검찰은 이미 친정권 인사로 물갈이돼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스러운 데다, 대장동 연루자 중에는 전직 검찰총장 등 상당수가 검찰 고위직 출신이라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재명 지사가 특검에는 반대하면서도 수사는 찬성하는 데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강한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과 경찰이 설사 어떤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국민이 그 결과를 신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장 객관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주체는 특검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재명 지사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특검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제도화된 상설특검법을 통해 8일 이내에 특별검사 임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는 명백한 거짓이다. 단지 특검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더구나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게이트를 ‘국민의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는 마당 아닌가. 그렇다면 더더욱 특검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재명 게이트인지 국민의힘 게이트인지, 객관적이고 독립적 수사가 가능한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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