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윤석열, ‘치맥번개팅'으로 화해무드 조성했지만... ‘시한폭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7-26 13:14:5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李 ‘당내 갈등’-尹 ‘지지율 하락’ 위기에 일단 화해…입당 갈등 여전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갈등으로 치닫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치맥 번개팅'으로 화해무드를 조성하고 나선 데 대해 26일 "각자 직면해 있는 위기봉합 차원의 일시적 선택일 뿐 "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정작 갈등의 단초였던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데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전날 "결심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은 맞지만, 특정 시점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일축하면서 입당 시점을 못박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8월1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이 이뤄진다면 그 전후로 정치적인 일정을 잡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해 윤 전 총장에게 (입당 시기 등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어제 들은 내용대로라면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확실하다"고 자신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4명의 당협위원장 중 2명과 대화했는데 그분들도 8월 입당은 본인들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러나 윤석열 캠프 윤희석 대변인은 언론 통화에서 "입당 시점을 이야기할 만한 그 어떤 것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윤 대변인은 "(전날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날짜를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장소도 완전 오픈된 곳이었다. 그럴(입당일을 특정할) 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두 사람은 '치맥 만찬'을 하면서 화해 제스처를 취했지만, 물밑 기 싸움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앞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추이가 위험하다"며 강력한 입당 경고장을 보냈지만 윤 전 총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대신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표는 평론가가 아니다"며 이 대표를 비판하면서 갈등이 달아올랐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계파적 행동을 자제해서 다시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백해무익한 행동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당외 대선 주자와 거리를 두라'는 자신의 당부를 무시하고 윤 전 총장 대선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에 대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면 한다"고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윤 전 총장과 회동 이후에도 "윤 전 총장이 8월 중 입당하지 않고 경선 열차가 출발하면 당내에서 당연히 이들을 제명조치하라는 여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감정의 앙금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치맥회동은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윤 전 총장도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전략적 휴전'을 맺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치킨집 회동 자리에서도 고스란히 표출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100여분의 회동 후 윤 전 총장은 "제가 나이만 먹었지 정치는 이 대표가 선배다. 자주 소통하며 많이 배우려 한다"고 이 대표를 추켜세웠고, 이 대표도 "윤 전 총장의 방향성에 대해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국민의힘과 대동소이하다"고 화답했다.


헤어지기 전엔 서로 포옹까지 하면서 '화해 무드'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은 '보수 야권 통합 시간표'를 놓고 줄다리기 중이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위태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 대표는 '8월 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열차 출발 전에 윤 전 총장이 입당해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도로 차기 대선을 이끌지 못하고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 머무르는 상태에서 그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면 야권의 대선 승리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 존립이 흔들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이후 '윤석열 대 국민의힘 후보' 구도의 최종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스스로가 야권 통합의 중심축이 돼야 대선 본선경쟁력이 커질 것이라고 보는 동시에 국민의힘에 조기 합류하면, 공개적으로 유승민 전 의원 지지표명을 했던 이 대표가 자신을 견제할 것이라는 불신도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갈등은 언제든 폭발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입당에 시간을 끌고 국민의힘 내분이 격화할 경우,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할 이 대표로서는 또 다시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공세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