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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분당을을 지역구로 둔 김병욱 의원이 성남시장으로 출마하고, 분당을에서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20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경기도민 10명 가운데 6명 정도가 이 전 지사의 보궐선거 출마를 반대할 만큼 여론은 좋지 않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8∼19일 경기도 거주 18세 이상 812명을 대상으로 이 전 지사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57.5%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응답은 고작 37.5%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0%다.(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가 패배한 사람이 채 3개월도 안 돼 보궐선거에 뛰어드는 건 명분도 없고, 염치도 없는 행위라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보궐선거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공천장조차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대표직을 내려놓았다가 사퇴서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염치없이 시장선거에 뛰어들었다가 꼴이 아주 우습게 됐다.
실제로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는 지난 19일 오후 6·1 지방선거 ‘전략 선거구’로 지정한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이유로 그를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경인방송 라디오 ‘김성민의 시사토픽’에 출연해 “송영길이 대선에 책임을 지고 출마를 할 수 없다는 논리는 이재명 후보의 대선 패배 책임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적절치 않다”라며 “(이러한 지적은) 이재명 정치복귀 반대,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마디로 자신의 공천 배제가 결과적으로 이재명의 정치복귀를 타격하는 선제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
그럴수록 민심과 당심은 그를 멀리하게 될 뿐이다.
출마 초기부터 당 안팎의 반대가 거셌고, 최근에는 서울지역 49개 지역위원장이 전부 송 전 대표를 비판하며 '파격적 전략공천'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명분 없는 출마, 탐욕이 빚은 참사다.
국민의힘에서도 송영길 전 대표와 유사한 행보를 하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유승민 전 의원이다.
그 역시 아무 연고도 없는 경기도로 사실상의 위장전입까지 해가면서 명분 없이 경기도지사 선거전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참담하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8~19일 이틀간 경기도 거주 성인 남녀 812명을 대상으로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은혜 의원이 27.1%로 선두를 달렸고, 그 뒤를 이어 김동연 전 부총리가 22.6%로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반면 두 번이나 대선에 도전했던 ‘거물급’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율은 18.2%로 10%대에 그쳤다.
이어 안민석 민주당 의원 7.5%, 염태영 전 수원시장 7.0%, 강용석 전 의원 4.9%, 조정식 의원 2.3% 등의 순이었다. 부동층은 9.7%였다.
물론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는 유승민 전 의원 35.1%, 김은혜 의원 34.1%로 팽팽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376명)에서는 김은혜 61.9% 유승민 29.8%로 김 의원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이 조사의 응답률은 5.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경선룰에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하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으면, 유승민 전 의원은 경선에서 패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한마디로 거물급이 초선의원과 맞붙으면서 상대 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기대해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염치없이 명분 없이 무연고지 선거전에 뛰어든 탐욕의 대가다.
이재명 전 지사도 조급함에 무작정 보궐선거에 뛰어들었다가는 송영길과 유승민처럼 버림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금은 자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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