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돕다가 사기당한 車 판매자··· 大法 "車 돌려 받으려면 돈 반환해야"

문민호 기자 / mmh@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5-27 15: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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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중고사기' 원심 파기환송
돈 더 받으려 탁송기사 행세

[시민일보 = 문민호 기자]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사기범에게 속아 차량과 판매대금을 모두 잃은 차주가 차량을 돌려받으려면 중고차 업자에게 이미 받은 대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차주 A씨가 중고차 매매업자 B씨를 상대로 낸 자동차 인도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3년 당근마켓에 차량을 470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고, 사기범은 중고차 업자를 사칭해 접근했다. 사기범은 A씨에게는 차량을 매매상사로 가져오라고 하고, 실제 중고차 업자 B씨에게는 자신이 차주인 것처럼 속여 차량을 3850만원에 판매하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B씨는 차량을 넘겨받고 사기범이 알려준 A씨 계좌로 385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사기범은 A씨에게 “세금 문제 때문에 돈을 다시 보내주면 4700만원을 입금하겠다”고 속였고, A씨는 받은 돈 전액을 다시 송금했다가 돌려받지 못했다.

특히 사기범은 거래 과정에서 A씨에게 판매자가 아닌 탁송 기사처럼 행동해달라고 요구했고, A씨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범행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애초 매매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며 "B씨는 A씨에게 자동차를 넘겨주고, A씨도 B씨에게 지급받은 3850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매매대금 3850만원은 A씨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중고차 업자에게 반환할 의무도 없다고 봤다. 2심 판단대로라면 A씨는 차를 돌려받게 되나 B씨는 돈도, 차도 잃게 되는 것이다.

이런 판단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1심과 같이 A씨가 B씨로부터 차를 돌려받으려면 차량 대금 3850만원 역시 B씨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비록 성명불상자의 사기 범행이 개재됐다고 하더라도 A씨의 자동차 인도 행위와 B씨의 금전 지급 행위는 분리할 수 없는 일련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A씨가 이미 차량을 인도한 상황에서 매매대금을 반환하면 둘 중 어느 것도 받지 못할 위험이 있었다며 이는 '통상의 거래 관념상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거래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그런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음에도 이를 무릅쓰고 매매대금을 반환했다면, 이는 매매대금이 A씨에게 귀속된 이후의 사정이자 별도의 처분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A씨가 더 많은 매매대금을 받고자 사기꾼 말에 따라 탁송 기사인 양 행동한 점을 들어 "A씨에게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 공평·정의의 이념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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