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찰관 1심 "징계 위법" → 2심 "강등 정당"

최성일 기자 / look7780@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10-15 16:18:3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헬스장 자료' 증거능력 인정

[부산=최성일 기자] 근무 시간에 무단으로 자리를 비우고 헬스장을 222차례 이용한 경찰관이 강등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헬스장 출입 기록과 폐쇄회로(CC)TV 영상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법원은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부산고법 행정5부(최환 재판장)는 경찰관 A씨가 부산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강등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1심을 취소하고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11월 경감으로 승진한 뒤 부산의 한 경찰서에서 팀장 등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2023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평일 오전 9~11시 사이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헬스장에서 운동한 사실이 감찰 과정에서 드러났다. 확인된 이용 횟수는 모두 222차례였다.

같은 기간 4차례에 걸쳐 총 12시간의 초과근무를 신청해 16만6000원의 수당을 부당하게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부산경찰청은 이를 이유로 A씨에게 강등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징계 취소 소송에서 헬스장 출입 기록과 CCTV 영상을 자신의 동의 없이 확보한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며 해당 자료를 징계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이 본인의 동의나 법원 영장 없이 확보한 자료를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 보고, 이를 토대로 한 A씨의 진술 역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강등 처분을 취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자료 수집과 증거 사용의 적법성을 다르게 판단했다. 경찰이 헬스장에서 자료를 제공받아 징계에 활용한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도 행정소송에서 증거능력이 반드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경찰관의 헬스장 이용 기록이 근무 시간 중 동선과 행적에 관한 정보라는 점을 들며 경찰공무원이라는 지위에 비춰 보호할 가치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해당 자료를 활용해 징계함으로써 경찰공무원의 복무 기강을 확립할 수 있다는 공익은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헬스장이 자발적으로 자료 제출에 협조했고, 다른 방법으로는 구체적인 이용 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판단에 반영됐다.

징계 수위 역시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반복적인 근무지 이탈이 민원인에게 목격돼 경찰 조직의 신뢰를 훼손한 점을 지적하며 강등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