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세계신기록(19초30)도 작성했다.
우사인 볼트는 20일 오후 11시20분(한국시간) 올림픽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30에 골인,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볼트는 100m에 이어 200m까지 석권, 단거리 2관왕에 올랐다.
볼트는 지난 16일 100m 결승에서 세계신기록 9초69를 작성하면서 우승, 이미 금메달 한 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은 볼트는 나흘 뒤 200m에서 또 다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볼트의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이들이 세계신기록을 기대했지만, 미국의 마이클 존슨이 지난 19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세웠던 12년 묵은 세계기록 19초32를 깰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하지만 우려는 빗나갔다.
볼트는 이날 5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지난 19일 준결승에서 20초09로 참가자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으로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출발 전 특유의 흥겨운 춤으로 관중의 이목을 끈 볼트는 레이스 초반부터 힘차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곡선주로를 빠져 나오면서 이미 다른 선수들을 제친 볼트는 격차를 더 벌리기 시작했다.
볼트는 100m 결승 당시 레이스 막판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마지막까지 이를 악물고 막판 스퍼트를 시도했다.
마지막 순간 가슴을 내밀어 기록단축을 꾀한 볼트는 결국 마이클 존슨의 19초32를 0.02초 앞당긴 19초30으로 결승선을 통과,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7월 세웠던 자신의 최고기록 19초67을 0.37초나 앞당긴 볼트는 잠시 트랙에 드러누워 감격을 삭인 뒤, 자메이카 국기를 어깨에 걸치고 트랙을 돌며 승리를 자축했다.
볼트가 세계신기록 작성의 기쁨에 도취돼 환호하는 순간, 궈자티위창에는 볼트의 생일을 축하하는 생일 축하 음악이 흘러나와 눈길을 끌었다.
레이스가 펼쳐진 이날이 1986년 8월21일 생인 볼트의 생일 하루 전임을 눈치 챈 대회조직위가 때맞춰 음악을 튼 것. 생일 축하곡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의 등장을 축하하는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한편, 네덜란드령 안틸레스제도의 마르티나 추란디가 19초82로 은메달을, 미국의 숀 크로포드가 19초96으로 동메달을 땄다.
미국의 월레스 스피어먼은 당초 2위로 레이스를 마쳐 볼트와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했지만 결국 라인을 밟아 실격돼 아쉬움을 샀다.
경기를 마친 볼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고다. 그동안 꿈꿔왔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세계 최고의 단거리 선수로 떠오른 소감을 밝혔다.
역대 올림픽에서 육상 100m와 200m를 동시에 석권한 선수로는 1984년 LA올림픽에서 미국 육상의 전설적인 인물 칼 루이스(47)에 이어 볼트가 9번째다.
2관왕의 영예와 2종목 세계신기록 작성의 영광을 동시에 누린 볼트는 “한 번도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 기대하지 못했다. 나 자신에게도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고자 하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며 지난 4년 간의 피나는 노력이 좋은 결실로 돌아온 점을 행복해했다.
자신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9만10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은 볼트는 오는 22일 400m 계주에 출전해 3관왕에 도전한다.
◇역대 올림픽 육상 100m-200m 더블 우승자
1904 세인트루이스-아치 한(미국)
1912 스톡홀름-랠프크레이그(미국)
1928 암스테르담-퍼시 윌리엄스(캐나다)
1932 LA-에디 톨런(미국)
1936베를린-제시 오웬스(미국, 400m계주 3관왕)
1956 멜버른-바비 모로(미국, 400m계주 3관왕)
1972 뮌헨-발레리 보르조프(구 소련·우크라이나)
1984 LA-칼 루이스(미국, 400m계주 3관왕)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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