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만큼 빛났던 그들의 ‘부상투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8-26 17: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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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영, 끝까지 바벨 놓치지 않아
왕기춘, 갈비뼈 금간 채 시합임해


4년 전 아테네에서 환하게 웃어 보였던 이배영(29·경북개발공사)이 4년 후 베이징에서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배영은 12일 베이징항공항천대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69kg급 용상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3차시기를 모두 실패해 실격되고 말았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스즈융(28)과 랴오후이(21·이상 중국)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막아내며 금메달의 가능성을 키워 나갔다는 점에서 이배영의 부상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승승장구하던 이배영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부상이 찾아오면서 소박했던 그의 바람도 결국 베이징 하늘 아래에서는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남게 됐다.

후배들을 위해, 스스로를 위해 좋은 성적을 이루겠다던 이배영은 아픈 다리를 이끌고 쓰러지는 그 순간에도 바를 놓치지 않았다.

20살의 어린 나이로 첫 올림픽에 나선 왕기춘도 허망하게 금메달을 내주었다.

너무나도 아쉬운 한판이었다.

순간의 방심이 왕기춘의 정상 등극을 가로막았다.

하얀색 도복을 입고 결승전 무대를 밟은 왕기춘은 허무하게 금메달을 헌납했다. 갈비뼈에 금이 간 상태에서도 다시 유도복을 입고 다부진 각오로 경기에 나선 왕기춘은 시작 후 13초만에 한판패로 무너졌다.

준결승에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은 끝에 유효승을 거둔 왕기춘은 금메달이 기대됐지만 결승에서 기습 공격을 허용해 그대로 주저앉았다.

땀이 채 나기도 전에 승리를 내준 왕기춘은 본인도 믿기지 않는 듯 매트에서 일어나지 못해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스무 살 청년의 꿈은 이제 4년 뒤 런던올림픽을 기약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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