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의 망발…왜?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7-05 14: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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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역대 광복회장 중 가장 많이 구설에 오르고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드는 주장조차 서슴지 않는 김원웅 회장의 망발(妄發)이 도를 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최근 고교생을 대상으로 제작한 역사 관련 영상에서 “해방 이후에 들어온 소련군은 해방군이었고, 미군은 점령군이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가 하면 애국가를 작곡한 고 안익태 선생에 대해서도 “베를린에 오래 근무하면서 일본의 베를린 첩보 담당 등 여러 가지 친일 행적이 명료하다”라면서 애국가를 교체해야 한다는 황당을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군부독재 시절 민주공화당,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정치 활동했던 그가 왜 이처럼 돌변해 광기 어린 폭주를 이어가는 것일까?


가짜 유공자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원웅의혹 진상규명TF' 구성안을 의결했다.


김원웅 광복회장 부친의 '공훈기록 허위 의혹', '모친의 날조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TF다.


이미 청와대 게시판에는 ‘가짜 유공자’ 의혹을 밝혀달라는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다.


광복회 개혁모임(광개모, 대표 이문형)과 광복군 제2지대 후손 모임인 장안회(회장 이형진)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미 작고한 전혀 다른 독립투사의 이름을 도용해 허위로 자기 부모를 독립투사로 둔갑시켜 유공자로 만들고, 수십억을 착복한 가짜 회장이라는 것이다.


부친과 모친 가운데 어느 한 사람만 가짜가 아니라 부모 모두가 가짜 유공자라니 대체 어찌 된 일인가.


먼저 그의 부친 김근수에 대한 의혹을 살펴보자.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실이 제공한 '1963년 대통령표창자 김근수 공적조서'(관리번호 8245)를 보면 광복군 출신인 김근수 씨의 '생존 작고'란에는 '作故'(작고)라고 적혀 있다. 1963년 표창을 받기 전에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 공훈록에는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김광웅 회장의 부친 김근수 씨 사망연월일이 1992년 1월 30일로 기록돼 있다.


1963년에 사망한 사람이 1992년에 다시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김 회장은 그간 여러 언론 인터뷰 등에서 부친 김근수 씨가 1963년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력으로 1977년 재심에서 건국포장 승급,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으로 재승급됐다고 밝혀왔다.


이 때문에 1963년 이전에 사망한 진짜 독립유공자 김근수 씨는 김 회장의 부친이 아니며, 김 회장이 그의 공훈기록만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러면 혹시 최초 1963년 기록에 '작고'로 적힌 것은 실무진의 착오는 아닐까?


그렇지는 않다. 1963년 8월 14일자 조선일보 2면 '광복군 출신 대통령 표창 대상자 342명 명단'에도 '金根洙'(김근수) 앞에 '故'(고)로 표시돼 있다.


'1963년 표창자 김근수'와 '1990년 서훈자 김근수'는 활동 시기는 물론 활동 지역도 달랐다. 결과적으로 보훈처가 동일 인물로 관리해온 1963년과 1990년 사망한 두 김근수는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김 회장의 모친에 대해선 어떤 의혹이 있는 것일까?


김원웅의혹 진상규명TF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재원 최고위원은 “김 회장이 큰이모인 여성 광복군 전월순(全月順)을 자신의 모친인 전월선(全月善)인 것처럼 꾸며 독립유공자 자녀 행세를 한 의혹이 있다”라며 “전월선과 전월순은 자매간이고, 언니는 1953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어머니 전월선이 전월순과 동일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독립유공자 자녀로 (광복회장) 지위를 획득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최고위원은 "마을에 가보면 이 둘이 자매로 자랐다는 점을 마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라면서 "마치 자신의 어머니 언니를 자신의 어머니인 것처럼 주장해서 독립유공자 지휘를 획득했다가 아니라고 밝혀지니 어머니가 가명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운동을 할 때 가명을 쓰는 이유는 통상 가족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가명을 쓴다면 다른 이름 썼겠지 어떻게 언니 이름을 썼겠느냐.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독립유공자 행세를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의 그간 주장이 모두 가짜이고 허위라는 걸 밝히겠다. 김 회장을 형사 고발하고 10억여 원의 유족 보상금을 회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어쩌면 이 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미국은 점령군, 소련은 해방군’이라는 망발을 일삼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흔들리는 자신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조만간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그 진실 앞에 김 회장도 겸손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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