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야구’열풍 ‘관리야구’독주 깰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5-05 18: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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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롯데 선두형성… ‘관리’김성근vs‘자율’로이스터 대결 구도 올 시즌 초반 국내 프로야구가 자율야구와 관리야구의 대결 양상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56)으로 대변되는‘자율야구’와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66)이 내세운 ‘관리야구’의 대결이 초반 2008프로야구를 후끈 달아 오르게 하고 있다. 두 팀은 표방하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자율야구의 선봉장, 제리 로이스터 감독= 만년 하위권에서 맴돌던 롯데는 미국인 감독을 영입한 뒤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령탑 출신인 로이스터 감독은 강압적이고 긴 훈련이 아닌, 짧지만 집중력을 강조하는 훈련을 한다.

그는 “훈련 시간을 아무리 늘려 봐야 소용없다. 집중력 있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늘 강조한다. 또 칭찬으로 선수들의 의욕을 불러 일으켜 분발을 촉구한다. 롯데는 훈련량은 적지만 선수들은 자율적으로 훈련을 소화, 다른 팀 못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통제하는 철저한 한국식 관리 야구에 억눌려 있던 롯데 선수들은 자율야구에 신바람을 내고 있다.

롯데는 프로야구 개막 후 한달여간 지난 4일 현재 15승11패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2위에 올라 있다.

8년 만에 고향팀 롯데로 복귀한 마해영은 “프로는 무조건 운동만 많이 한다고 실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며 “컨디션을 조절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에는 연습량이 너무 적어 어색할 정도였지만 이제 선수 각자가 스스로 컨디션을 챙긴다”며 자율야구가 정착되어 가고 있음을 알렸다.

정수근도 “연습을 가장 많이 한다는 팀(SK를 지칭)을 우리가 반드시 꺾겠다”고 말했다.


◆관리야구의 ‘달인’ 김성근 감독= 관리야구는 선수의 행동 하나하나를 관리하며 식단, 외출, 심지어 성생활까지 코칭스태프가 관여해야 한다는 주의다.

SK 김성근 감독은 경기 시작 30분전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그는 경기전 어김없이 선수들과 함께 특타훈련을 실시한다. 그날 컨디션까지 일일이 직접 체크한다. 또 치밀한 계산 아래 유기적으로 팀을 운영한다.

김 감독은 철저한 관리로 선수들을 통제한다. 그는 수많은 데이터를 검토하며 밤을 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일매일 새로운 로스터가 짜여지고 경기 진행 중에도 수시로 작전을 지시한다.

다양한 작전이 구사되고 교체되는 선수도 많다. 중요한 순간에는 투수의 투구 패턴에도 감독의 사인이 들어간다.

기록을 보면 SK야구를 알 수 있다. SK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선수가 출루하면 일단 득점권에 주자를 가져다 놓는 것이 SK야구의 핵심이다. 마운드 운용에서는 일명 ‘벌떼’로 불리는 불펜진의 투입이 많다.

SK는 경기당 5명에 달하는 투수를 투입해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투수교체를 했다.

이런 김성근식 관리야구는 4일 현재 22승7패를 기록하며 시즌 1위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올시즌 최후의 승자는 = 감독의 야구 스타일을 단순히 획일화해서 구별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어떤 것을 강요하는가 등을 살펴보면 분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훈련을 가장 많이 시키는 감독(김성근)과 가장 풀어놓는 감독(로이스터). 올 시즌 SK와 롯데는 각각 관리야구와 자율야구를 대변하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주류를 이뤘던 ‘관리’의 한국야구에 미국식 ‘자율’ 야구가 빛을 볼 수 있을지, 올 시즌 김성근과 로이스터, 두 감독이 받아들 성적표가 궁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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