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급 선수 가세등 힘입어 국민 스포츠로 재도약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개막 전 야심찬 전망을 제시했다.
현대 구단 매각 문제로 시즌 개막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프로야구계가 올 시즌 목표로 한 결과물은 다름 아닌 ‘프로야구 500만 관중 돌파’였다.
프로야구는 지난 1995년 540만6374명의 관중을 유치한 뒤 줄곧 하향세를 기록하다 지난 해는 2006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410만4429명의 관중을 야구장으로 불러 들였다.
그러나 KBO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3월18일 2008년 관중유치목표를 발표했다. KBO가 밝힌 2008프로야구 관중유치목표는 512만3000명(경기 평균 1만165명)으로 지난 해 입장관중 410만4429명(평균 8144명)보다 101만8571명이 높게 책정된 수치였다.
/뉴시스
지난 해에 비해 25% 가량 많아진 관중유치 목표를 밝힌 KBO는 우수한 신인선수와 스타급 외국인선수의 영입, 해외진출선수의 가세로 어느 해보다 좁혀진 팀간 전력 차이로 한층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축구에 빼앗긴 국민 스포츠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프로야구의 의지는 개막을 앞둔 야구계의 다양한 변화를 통한 자신감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었다.
▲열광적인 ‘부산 갈매기’의 경기장 습격
신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해 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7승5패로 3위에 오르며 ‘가을에도 야구를 보고 싶다’는 ‘구도(球都)’ 부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롯데는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선수 마티 매클래리와 카림 가르시아가 제 몫을 단단히 해주며 기존의 선수단과 융화돼 시범경기에서 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롯데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발표한 홈경기 팬 유치 목표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인 100만8000명(평균 1만6000명)이다. 팀당 정규리그 126경기 가운데 37% 가량을 소화한 5월26일 현재 롯데는 이미 51만3384명의
홈 관중을 유치해 목표치의 50%를 넘겼다.
올 시즌 22번의 홈경기 가운데 벌써 9번의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47.9%의 경이로운 증가세로 팬 몰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부진했던 KIA의 상승세
KIA 타이거즈는 지난 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거론됐음에도 불구하고 시범경기에서 최하위에 머무르며 야구팬들에게 다시 한 번 충격을 주었다.
KIA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최희섭의 복귀 등 2007년 최소 4강 진입이 예상됐지만 결국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에다 이종범과 김종국 등, 간판 선수들의 부진으로 2005년에 이어 또 다시 충격의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 해 부진을 면하지 못했던 KIA가 2008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는 10승3패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해 2008시즌 KIA의 환골탈태를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1위 팀은 정규리그에서 최하위를 기록한다’는 속설처럼 KIA는 4월 믿을 수 없는 부진으로 최
하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다행히 이종범의 부활과 함께 KIA의 성적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하위에서 벗어날 줄 모르던 KIA는 LG 트윈스의 부진과 맞물려 꼴찌탈출에 성공하며 팬들을 광주구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4개 구장 모두 매진… ‘거침없는 관중몰이’
지난 4월28일은 2008프로야구가 총 경기의 19%인 98경기를 소화한 날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11년 만에 최소경기 100만 관중을 돌파한 날이라는 점이다. 이어 5월11일에는 전국의 4개 구장이 모두 매진됐다. 이는 프로야구 출범 후 사상 두 번째의 대기록으로 잠실구장(두산-롯데)에 3만500명, 목동구장(히어로즈-KIA)에 1만4000명, 대전구장(한화-LG)에 1만500명, 대구구장(삼성-SK)에 1만2000명의 관중이 들어서 총 6만7000명이 입장, 2005년 4월5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전 구장 매진을 기록했다.
5월26일 현재까지 야구장을 찾은 총 관중수는 총 210만8012명으로 머지않아 2004년 연간 총관중인 233만1978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이미 올 시즌 목표치의 50%를 넘어선 관중을 사직구장으로 불러모으며 흥행에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고, 1000만 인구의 서울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 구단 LG와 두산의 관중은 각각 39만2031명과 32만2957명으로 집계됐다. SK가 32만9700명의 관중을 모았고 그 뒤를 삼성과 한화 등이 따르고 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히어로즈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올 시즌을 앞두고 제시했던 목표치를 상회하는 관중유치에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히어로즈는 현재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당초 예상치인 45만 관중에 턱없이 부족한 약 33만 명의 관중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돼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 500만 관중 돌파에 자칫 유일한 오점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들은 히어로즈의 성적과 목동구장의 관중유치는 별개라는 시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즌 개막 이후 목동구장이 만원사례를 이룬 것은 19일 현재까지 총 3회로 이는 모두 롯데와 KIA의 팬들이 이뤄
낸 성과다.
앞으로도 롯데와 KIA의 팬들이 목동경기에 만원관중으로 보답한다면 히어로즈의 관중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KBO가 당초 예상한 500만 관중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축구에 빼앗긴 ‘국민 스포츠’의 영광을 2008년 프로야구가 되찾을 수 있을지는 선수들과 야구팬들의 열성적인 성원에 그 해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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