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2위 나달은 8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신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로저 페더러(27, 스위스)를 3-0(6-1 6-3 6-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클레이코트에서의 진정한 ‘황제’는 역시 나달이었다.
프랑스오픈 결승전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적행진을 이어온 나달은 페더러에 서브권이 있던 1세트 첫 게임을 따내며 자신감 넘치는 공격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나달과 클레이코트에서 9차례 대결을 펼쳐 8번의 패배를 당한 페더러는 경기 초반부터 계속되는 범실에 시달리며 고전했다.
승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지 페더러의 공격은 연신 네트에 걸리며 어이없게 1세트를 6-1로 빼앗겼다.
2세트에도 페더러의 부진은 계속됐다.
코트 구석구석을 노리는 날카로운 샷을 선보인 나달에 비해 페더러는 공격을 받아내기 급급했다.
쉽게 부진을 떨쳐내지 못한 페더러는 강력한 서브에 이은 네트플레이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나달은 날카롭고 강력한 샷을 앞세워 페더러를 추격의지를 꺾어놓았다.
2세트까지 25개의 범실을 기록한 페더러의 부진을 즐기며 나달은 손쉽게 포인트를 쌓아갔고 2세트를 6-3으로 손쉽게 따냈다.
페더러는 풀리지 않는 경기와 설상가상으로 완벽한 컨디션을 자랑하는 나달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3세트도 고전했다.
나달은 3세트를 4-0으로 앞서며 신기에 가까운 기량을 선보였고, 재기불능 상태에 빠진 페더러는 3세트에서 단 한게임도 따내지 못한 채 나달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번 프랑스오픈 모든 경기를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저력을 선보인 나달은 이날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우승상금 총 155만달러(한화 약 16억원)를 거머쥐게 되었다.
지난 2005년부터 프랑스오픈에서만 28연승행진을 이어간 나달은 지난 1978년 비외른 보리(52, 스웨덴)가 세운 대회 4연패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한편, 페더러는 이날 패배로 그토록 열망하던 프랑스오픈 우승을 놓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뉴시스
‘왼손천재’ 는 ‘황제’의 천적?’
나달, 페더러에 10승 6패… 올시즌은 3전 전승
나달과 페더러의 숙명의 라이벌전은 나달의 승리로 돌아갔다.
나달은 이날 잦은 범실에 시달리며 고전한 페더러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프랑스오픈 4년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2005년 프랑스오픈, 마리아노 푸에르타(30, 아르헨티나)를 3-1(6-7<6> 6-3 6-1 7-5)로 꺾으며 생애 첫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을 차지한 나달은 이후 3년 동안 결승전에서 페더러를 꺾으며 4년 연속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81년 프랑스오픈 첫 4년연속우승을 기록한 테니스계의 전설 비외른 보리(52, 스웨덴)의 뒤를 이어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나달은 또 한 가지 경이로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나달은 ‘클레이코트 황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지난 2005년부터 프랑스오픈에서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28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게다가 나달은 이번 프랑스오픈 대회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선보이며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다.
페더러와의 지난 16차례 대결에서 10승6패로 앞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나달은 이날 1승을 추가하며 세계랭킹 1위 페더러의 ‘천적’으로 불릴 만큼 강한 성장을 보였다.
강하고 빠른 샷은 더욱 정교해졌으며 한층 성숙해진 경기운영능력은 나달의 성장을 돋보이게 했다.
라이벌 페더러와의 클레이코트 전적은 이날 승리포함 9승1패, 올시즌 대결에서도 나달은 3전 전승을 거두며 유독 페더러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오픈 우승상금 155만 달러를 손에 쥔 나달은 올시즌 세 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윔블던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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