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지켜낸 황제 ‘페더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9-09 17: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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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머레이 누르고 US오픈 5연패 위업 달성
‘페더러 시대는 끝났다’ 주변 평가들 잠재워


‘황제’ 로저 페더러가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고 US오픈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세계랭킹 2위 로저 페더러(27·스위스·사진)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6위 앤디 머레이(21, 영국)를 3-0(6-2 7-5 6-2)으로 완파하고 우승 상금 150만 달러를 획득했다.

1968년 이후 처음으로 US오픈을 5년 연속 제패한 페더러는 지미 코너스, 피트 샘프라스(이상 미국)의 우승기록(이상 5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광을 누렸다.

2004년 레이튼 휴이트(27·호주)를 꺾고 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대회 4년 동안 정상을 고수해온 페더러는 머레이를 상대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통산 13번째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150만 달러(약 16억3000만원).

지난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치러진 준결승전에서 페더러의 ‘천적’ 세계랭킹 1위 나달을 꺾으며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룩했던 머레이는 경기 초반부터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나달과의 준결승전에서 서브 에이스를 무려 21개나 뽑아냈던 광서버 머레이는 이날 1세트 내내 첫 번째 서브 성공률이 떨어지는 부진을 보였고, 내리 4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과시한 페더러는 1세트를 6-2로 따냈다.

2세트 들어서도 페더러의 공세는 계속됐고, 머레이의 첫 번째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해내며 손쉽게 2-0 리드를 잡았다.

주도권을 빼앗긴 머레이는 위기의 순간 적극적인 플레이가 살아나며 곧바로 두 게임을 따내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머레이는 눈에 띄게 좋아진 스트로크를 앞세워 무리한 공격 시도로 범실이 잦아진 페더러와 5-5까지 팽팽히
맞섰지만, 좋은 샷 감각을 살리지 못하고 2세트를 5-7로 내줬다.

두 세트를 연달아 챙겨 심적 부담이 줄어든 페더러는 3세트 들어 공격적인 네트 플레이로 절박한 상황의 머레이를 압박했다.

머레이는 페더러의 약점인 백핸드를 집요하게 공략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해보려 했다. 그러나 페더러는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5-0으로 앞서 확실한 승기를 잡아냈다.

절박한 상황에 놓인 머레이는 뒤늦게 두 게임을 따내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해봤다. 아쉽게 페더러와의 격차를 더 이상 좁히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결국, 3세트를 6-2로 손쉽게 챙긴 페더러는 올시즌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두 차례의 그랜드슬램대회에서 라파엘 나달(22·스페인)의 벽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고 시즌 첫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의 기쁨을 만끽
했다.

페더러는 올시즌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대회 결승전에서 라파엘 나달(22·스페인)에게 잇따라 패해 4년 동안 지
켜왔던 세계랭킹 1위를 나달에 내주는 등, ‘페더러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무관의 서러움에 빠져 있었다.

명예회복을 노리고 출전했던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는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단식에서는 8강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페더러는 이날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뽐내며 준결승전에서 나달을 꺾는 기염을 토한 머레이를 완파하고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대회에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1시간10분만에 개인통산 13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달성한 페더러는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던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 샘프라스(37)의 우승기록(14회)에도 한 발 다가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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